의원급 의료기관의 2015년도 수가가 올해와 같은 3%, 병원급은 소폭 줄어든 1.7% 인상된다. 협상 내내 공급자단체를 압박했던 부대조건은 없었다.
7개 유형은 협상 마감 시한인 2일 자정을 넘어 3일 새벽까지 치열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는 협상 결렬을 선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인상률을 결정하게 됐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마감 10여 분 남기고 협상 타결에 성공했으며, 대한병원협회는 결렬을 선언한 이후 3일 새벽 1시 40분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 약사회도 사인에 성공했다.
3일 오전 3시 이상인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이 같은 내용의 협상결과에 대해 브리핑했다.
이상인 이사는 “마감 시한을 훨씬 넘긴 만큼 협상 과정이 험난했다”며 “재정은 한정돼 있지만 공급자는 어려움을 호소해 조율과정이 힘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그는 “재정 흑자부분이 있으니 공급자들은 이를 수가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공단 입장에선 쉽지 않다”며 “50%를 법정 준비금으로 비축토록 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두달치에 불과한 상태”라고 입장을 전했다.
3% 인상률 받아든 의협 "큰 성과"
마감시한 직전까지 그 결과를 장담할수 없었던 대한의사협회였지만 7개 유형 중 가장 먼저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해왔다. 의협은 이번 협상에서 지난해와 같은 3%의 인상률을 받았다.
전년보다 줄어든 벤딩 폭을 감안하면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난이 공단 측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철호 의협 협상단장은 협상 직후 “우리 요구에 많이 부족했지만 양보하면서 협상을 이끈 결과 원만한 타결을 이뤘다”고 밝혔다.
그는 “원격의료 등 현안으로 회원들의 반감이 크기 때문에 공단이 제시한 부대조건은 수용 불가 원칙을 설명, 본 협상만 진행했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움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있었기에 타결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철호 단장은 수가계약 협상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밴딩 폭을 알 수 없어 협상에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식의 협상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정심 행(行) 부담느낀 병협 1.7% 사인
그간 논의에 어려움을 호소했던 대한병원협회는 2일 자정을 넘기는 동안 다섯 차례나 회의를 가졌지만 결국 타결에 실패했다.
2일 자정을 넘기면서 막판 타결에 전력했지만 공단이 최종 제시한 1.4% 인상률을 받아들이기엔 병원이 처한 상황이 절박했다. 대형병원마저 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최종 협상을 앞두고 병협 협상단은 결렬을 예감, 성명서를 미리 준비했다. 이들은 협상장을 떠나면서 이를 배포, ‘현실과 동떨어진 수가협상’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3일 오후 3시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인상률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였지만, 공단 측이 병협 협상단에 면담을 요청하면서 재논의가 이뤄졌다.
이후 30여 분 간의 토론 끝에 3일 오전 1시 40분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 병협 측이 1.7%를 제안했고 공단이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계융 병협 협상단장은 “만족할 수 없는 수치이지만 협상 결렬에 대한 부담이 컸다. 1.7%라는 인상률은 우리가 먼저 제시했고 공단이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한편, 각 유형별 수가인상률 상황은 3일 오전 7시 30분 예정된 재정운영위원회 심의·의결 후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