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어린이병원' 수요↔공급 괴리
政, 이용자 만족도 높아 참여기관 확대…醫, 구인 어려움 등 난색 표명
2015.02.04 20:00 댓글쓰기

소아환자가 야간이나 휴일 언제든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한 ‘달빛 어린이병원’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겪고 있다. 이용자는 많지만 정작 의료기관들의 참여는 미온적이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부모들의 만족도를 확인한 만큼 대상 의료기관을 기존 9개에서 20개로 확대키로 했지만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일선 의료기관들이 비용 대비 수익성이 적은 야간진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신청기관이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야간 진료를 위해 필요한 2~3명의 간호사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가산금으로는 인건비는 물론 경영비용도 맞추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부는 지난 2013년 3월 만 6세 미만의 소아경증 환자가 진료 받을 수 있는 야간 의료기관 개설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야간가산율을 30%에서 100%로 인상했다.

 

제도 시행 당시 반짝 관심을 모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야간가산을 적용받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은 많지 않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판단에 야간진료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달빛 어린이병원’이라는 제도를 새롭게 도입, 10개 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4개월 동안 10만 명이 넘는 환자가 달빛 어린이병원을 찾았고, 이용자 95%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시범사업 결과에 고무된 복지부는 올해 20곳까지 의료기관을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그에 따른 당근책도 제시했다.

 

‘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되면 연간 평균 1억8000만원의 보조금(월평균 1500만원)이 지원된다. 사업 시작과 함께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언론, 포털 및 육아 커뮤니티, 초등학교·어린이집 가정통신문, 119 안내, 각종 매체 광고 등을 통해 정부가 직접 나서 ‘달빛 어린이병원’에 대한 홍보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달빛 어린이병원에 참여하고 싶더라도 당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구하기가 만만찮다.

 

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3명 이상 확보해야 하지만 요즘 소청과는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보조금 역시 의료기관들 입장에서는 충분한 유도 기전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연간 평균 1억8000만원의 보조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이는 1전문의 1명의 인건비도 되지 않는다는게 일선 병원들의 지적이다.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은 “달빛 어린이병원 취지는 공감하지만 어려움이 많다”며 “진정 소아환자의 야간진료권을 보장하고자 한다면 야간가산을 높이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23일까지 2015년도 ‘달빛 어린이병원’ 참여기관을 공모한다. 2월내에 선정평가위원회를 통해 20개소를 지정하고 빠르면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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