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재정 예상 누적흑자분 15조원이 수가협상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곳간에 여유가 있는 만큼 추가소요재정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반대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은 지난 21일 재정운영소위원회(이하 재정소위)를 개최하고 2016년 추가소요재정규모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당초 이날 재정소위를 통해 오는 26일 오후부터 시작될 보험자와 공급자 간 2차 수가협상에 앞서 핵심인 밴딩폭을 대략적으로 정해 협상에 나서려 했던 공단 협상단도 난색을 표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6명의 위원들 간에도 재정 흑자분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재정소위는 2시간이 넘는 회의에도 별다른 진도를 나가지 못했고, 예정에 없던 추가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재정소위 한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흑자에 대한 입장차가 팽배해 결국 결렬됐다"면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가입자 대표들 간에도 의견차이가 있었을 정도"라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간은 길었지만 결론은 없었다"면서 "의견이 서로 맞지 않아 다음 주중 한 번 더 회의를 하기로 했다. 2차 회의 전에는 밴딩이 나왔어야 하지만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은 "건강보험 수가결정 정책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누적흑자분을 건강보험료 인하와 같은 국민 의료 보장 혹은 부담 경감에 활용해야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본인부담이 부담스러워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흑자를 이유로 국고지원금을 줄이려는 정부와 어떻게든 적립금으로 남겨두려는 공단과 보장성 강화에 사용돼야 한다는 가입자와 저수가 구조를 탈피할 열쇠로 보는 공급자 틈바구니에서 재정소위가 향후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