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과 실제 효과 다른 '트라스투주맙·라무시루맙'
심평원, RWE 기반 약가 재평가 준비 구체화
2020.12.04 15:4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약제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 후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RWE(실제임상근거) 기반 평가 플랫폼 마련 연구가 구체화되고 있다.
 
심평원 김동숙·변지혜 연구팀은 최근 공개된 '의약품 급여관리를 위한 RWE 플랫폼 마련 후향적 연구'에서 ▲위험분담제 대상이거나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면제 대상 ▲3상 임상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의약품 등을 RWE 기반 재평가 대상의 우선순위로 제안했다.
 
연구팀은 “등재 시점의 임상적 유용성 확인 자료로는 RCT(무작위대조시험)를 활용한다. 이 결과가 ‘효능(Efficacy)’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는 통제 조건 하 단기간의 결과이므로, 실제 임상에서 확인된 ‘효과(Effectiveness)’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제 임상 암학회를 중심으로 효능과 효과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있다. 때문에 건강보험 청구자료 등의 임상자료(RWD)를 활용해 약제의 위해성과 같은 임상근거(RWE)를 도출하고, 이를 통해 등제 약품을 사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라스투주맙 엠탄신·라무시루맙 RWE, 임상시험과 차이
 
연구팀은 급여 시점에서 근거가 불확실한 ▲위험분담제 대상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면제 대상 ▲3상 임상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의약품을 선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40개 의약품 후보군이 해당된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 청구자료로 확인이 가능하며, 우리나라에서 유병률이 높은 중증질환에 사용되고, 청구금액이 큰 조건을 만족하는 유방암 치료제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rastzumab emtansine)과 위암치료제 라무시루맙(ramucirumab)을 RWE 평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심평원 청구자료를 통한 약제 효과 분석 결과,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의 경우 치료 후 병이 악화되지 않은 '무진행 생존기간'이 임상시험 결과는 9.6개월, 진료기록 분석 결과는 8.0개월로 차이를 보였다.
 
라무시루맙 또한 전체 생존기간(일정 시점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이 임상시험 결과는 9.6개월이었는데 심평원 청구자료를 근거로 분석하면 7.9개월로 나왔다.
 
연구팀은 “더불어 RWD에서 도출된 결과 값과 임상시험 결과 값의 차이 발생은 RWE를 이용한 임상적 유용성 파악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한 RWD 수집을 위해 인프라 구축 및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는 데 연구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RWE 연구를 위한 추가적인 자료 및 시스템 보완은 필요하다.
 
연구팀은 “의료기관이 항암제 투여기록과 영상자료 등 심사 참고 자료를 서면이나 CD 등으로 제출하고 있어 전산화가 어렵고, 서면 진료기록을 심사 후 폐기하는 것도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심평원이 심사참고자료 표준시스템을 구축해 서식을 마련했지만 의료기관 간 자료 입력 방식 등에서도 표준화가 필요하다.
 
또 의약품 효과 확인을 위한 핵심 변수 수집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진료기록부나 다른 기록지에 기재된 항암투여요법 종류, 투여 차수, 체표면적, 반응평가 결과, 감량투여 사유, 교체 사유, 약제별 기능 및 유전학적 검사결과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한계점으로 사후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심평원이 최근 RWE를 활용한 후향적 연구를 완료한 동시에 전향적 연구에도 착수한 것을 고려하면 약제 사후 모니터링 제도가 점차 모양을 갖춰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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