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지막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였던 ‘80번 환자’의 유족이 정부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8일 환자 유가족을 대리해 정부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총 7억6000만원 상당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메르스 80번 환자는 지난해 5월 림프종 암 추적 관찰치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됐고, 같은 해 6월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지난해 10월 1일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격리해제 조치를 취하자 가족 품에 돌아왔다가 열흘 뒤 다시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됐다.
이후 증상은 나아지지 못했고 확진 판정 후 172일간 투병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11월 25일 병실에서 숨졌다.
민변은 “정부가 14번 환자의 방역 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 80번 환자가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되는 걸 막지 못했다”며 “그 전에라도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병원 이름을 공개하는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면 80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을 찾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변은 "삼성서울병원은 1번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을 제때 격리조치 하지 않은 점, 서울대병원은 80번 환자가 기저 질환에 대한 정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 과실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