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한겨울 70m 병원 옥상에서 복직을 위한 해직 노조원의 고공투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남대병원이 따뜻한 직장문화를 이끌기 위한 '공감‧소통증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영남대병원은 "최근 직장 내 괴롭힘 등 대인관계로 갈등을 겪는 직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임상심리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다양한 직종의 위원으로 구성된 공감‧소통증진위원회를 발족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위원회는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안을 도출해 전체 직원들의 의사소통 증진을 위한 집단 상담과 역할극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영남대의료원은 해고자 복직을 놓고 노사 양측 입장이 상당히 첨예하다.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해고된 박문진 보건의료노동조합 지도위원이 70m 높이 병원 옥상 위 35cm 난간 안쪽 천막에서 버티며 200일 넘게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박문진 지도위원뿐만 아니라 나순자 보건의료노동조합 이사장의 단식을 비롯해 대규모 궐기대회 등 보건의료노조가 집중투쟁을 벌이고 있다.
영남대의료원은 지난 2007년 파업행위를 이유로 총 28명의 노조 간부를 징계했다.
하지만 그 후 2012년 국정감사를 통해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2007년 영남대의료원 사태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창조컨설팅은 해체되고 당시 대표였던 심종두 노무사는 징역형과 함께 노무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해고 과정에서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며 해고 노동자인 박문진 지도위원과 송영숙 주지부장의 원직 복직을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 입장은 다르다. 영남대의료원 관계자는 "당시 영남대의료원이 창조컨설팅에게 자문을 구한 것은 맞지만 60만원의 비용을 들여 단순자문을 구한 것일 뿐 불법적인 개입은 없었다"며 "대법원에서 정당 해고라고 판정받았기 때문에 해고자 복직은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영남대의료원과 노조 측은 1월17일 2020년 들어 처음으로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오늘 실무교섭을 통해 사적조정위원들이 6개월 동안 제작한 조정안과 임금교섭에 대해 논의했다”며 “공감‧소통증진위원회에 대해서는 나를 포함해 노조 지부에서도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병원 측도 공감‧소통증진위원회 구성은 해고 노조원의 고공농성과는 별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노조와 합의를 가장 원하는건 병원이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오늘 실무교섭을 진행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지만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는 노조의 고공농성 해결에만 모든 에너지를 투자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