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별 표준화 사망비율 항목 공개 확대될지 주목
심평원, 해외 사망비율 현황 보고···'환자에게 선택권 보장'
2020.11.07 05:3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올해 병원 표준화 사망비(Hospital Standardized Mortality Ration) 및 위험도 표준화 재입원비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표준화 사망비율 항목의 공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병원 표준화 사망비는 의료 질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결과 지표로, 병원 내 사망의 80%를 차지하는 진단군을 대상으로 기대사망자 수 대비 실제사망자 수의 비율을 측정해 국가 전체 평균과 비교한다. 병원 표준화 사망비가 국가 평균보다 크면 기대사망자 수보다 실제사망자 수가 높아 의료 질 관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연구부 심보람 주임연구원에 따르면, 영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는 병원 표준화 사망비의 결과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매년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병원 사망률 모니터링에 이를 활용한다. 환자 성별과 연령, 입원경로, 응급 입원 여부 및 횟수, 동반질환, 퇴원 연도, 완화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독립 변수를 포함해 사망비를 산출한다.
 
캐나다는 급성기 입원만을 대상으로 사망비를 측정한다. 완화의료 입원 환자, 존엄사 환자, 사산아, 사망 상태로 입원한 환자 등은 제외된다. 72개의 주 진단군을 분석하며, 3년 평균을 기준으로 설정해서 시간 경과에 따른 사망비 추세를 관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사망비 분석 결과는 최근 5년 간의 기록이 병원별로 공개되고, 신뢰구간 정보를 함께 제공해 의료 질 관리가 필요한 병원의 분포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네덜란드도 마찬가지로 모든 급성기 병원의 입원 건을 대상으로 하는 대신 급성기 환자가 전체의 30% 이하이며 실제 사망자 수가 60건 이하인 병원 등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총 157개 진단군에 대해 사망비를 분석하고 전체 병원 표준화 사망비와 진단군별, 환자 특성별 사망비에 대한 결과를 낸다. 또한 최근 3년간의 사망비 및 각 연도별 병원 표준화 사망비를 모두 산출한다.

예를 들어, 특정 병원의 병원 표준화 사망비가 작년에는 유의하게 높았으나, 3년을 합한 자료에서는 낮았다면 의료 질 수준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각 병원 별 사망비는 공개되지 않는다.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에 한해 일 년간의 입원 환자 진료분을 대상으로 하며,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당일 입원 환자나 완화의료 환자는 제외해 오류를 방지한다.
 
폐렴 등 상위 10개 주진단군을 비롯해 권역별, 종별, 재원일수별, 서별, 연령별, 수술 유무별 등 다양한 분석 결과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 항목은 상위 10개 주 진단군에 한정돼 있으며 권역별·주진단군별 사망률 및 사망비 현황은 상위 10개 기관에 한정돼 있다.
 
또한 사망비 평가 추진 자체는 2012년부터 진행됐지만, 실제로 진행된 것은 2016년으로 올해 들어서야 겨우 3차에 이르고 있다.
 
심보람 연구원은 "외국에서 병원 표준화 사망비 평가로 인해 병원 내 사망과 질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면서, 한국에서도 병원 표준화 사망비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 표준화 사망비 측정을 통해 병원 자체적으로 질 개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자에게는 병원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진단군별, 환자특성별 사망비 등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망비 공개 항목을 늘리고 이를 개별 의료기관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의료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심 연구원 "병원 표준화 사망비는 병원 서비스 질(質) 수준을 반영하고, 측정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부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인해 국민에게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며 "공개 및 정책결정 활용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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