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의료법은 자주 바뀌고 주석서를 출간해도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교수나 실무가들이 손을 대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영역이라 생각해 스타트를 끊었다. 앞으로 각 영역의 전문 변호사들이 법(法) 주석서를 출간하고 그런 것들이 쌓이면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의료법 주석서’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의변) 이인재 대표는 주석서 출간 의미를 묻는 질문에 솔직하면서도 의미있는 대답을 내놨다.

 

의변은 2008년에 창립됐다. 지난해 이사회에서 출범 1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던 중 의료법 주석서 출간 아이디어가 나왔다.

 

의변 소속 의료전문 변호사 15인은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작년 여름부터 각자 파트를 나눠 의료법 주석서 집필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당초 작년에 출간할 계획이었지만 중간에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됐다.

 

의료법 주석서는 의료법 전체 내용을 총 망라하고 있으며 다양한 판례와 행정 해석 등을 한데 모았다. 기존 주석서들 대비 의료인의 자격과 면허에 관한 내용에 더욱 방점이 찍힌 점이 특색이다.

 

의료법 주석서라고 하면 보건의료계 관계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인재 대표는 주석서가 일반 시민들도 의료법에 대해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길 바랐다.

 

그는 “의료인들은 의료인의 법적 의무와 권리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지만 환자들의 경우에는 환자의 법적 의무와 권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경우들이 많다”며 “추후에 시민과 함께 하는 의료법 교실 개설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법 주석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각 파트를 집필한 15명의 변호사들이 강좌를 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전문지식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인재 대표는 주석서 출간으로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한 의변의 조직구조를 개편해 다양한 의료계 이슈들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로 거듭 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출범 때부터 의변은 환자나 의료인 중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대변하기 보다는 중립성을 표방해왔다”며 “이처럼 선명성이 떨어지다 보니 의변의 활동이나 주장들이 잘 조명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안타깝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변 내부에서 환자들 목소리를 대변하는 구성원들과 의료인측 입장을 대변하는 구성원들이 나뉘어져 의변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못하는 경우들도 많았다”며 “향후 환자지원 위원회와 의료인 지원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