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이전하더라도 의료 환경 개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의료공급과 의료이용 분석'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공공기관 이전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생활권내의 의료이용 및 진료비 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역생활권 내 의료이용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은 자연히 공공기관 관련 인구 외 추가적인 인구유입 결과를 낳는다.
해당 지역 내에서는 의료환경을 비롯해 각종 인프라 수준 향상을 기대한다. 이에 따라 심사평가연구소 연구팀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정책으로 인한 도시(인구)성장이 의료 정주환경의 개선과 이전지역의 의료이용 규모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은, 공공기관 이전 지역에 대한 인구 증가 및 생활 환경의 변화를 파악하고 의료이용규모의 변화를 진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은 ▲부산 남구 ▲대구 동구 ▲울산 중구 ▲전북 전주덕진구 ▲충북 진천군 ▲전남 나주시 ▲경북 김천시 ▲경남 진주시 ▲강원 원주시 ▲제주 서귀포시 ▲세종시 등 11개 이전 지역이다.
우선 공공기관 이전지역 생활권의 개선된 정주환경 요소를 세부적으로 살펴본 결과, 모든 곳의 의료 정주환경은 개선됐다. 또한 생활권 인구 상위 10% 지역과 공공기관 이전지역의 의료이용규모격차도 상당히 완화됐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생활권내의 의료이용 및 진료비 현황의 경우, 이전지역 거주자들의 지역생활권 안에서만 의료이용하는 비율은 감소했다. 반면 지역생활권 내외 모두 이용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진료비의 지출비중이 생활권외에서 늘었다. 즉 인구 증가로 인해 의료 환경이 일정 부분 개선되고 의료이용량도 늘었지만 거주자들은 여전히 생활권 외의 의료기관을 이용한다는 의미다. 다만 세종시는 지역생활권 안에서만 의료이용하는 비율이 늘었다.
연구팀은 "공공기관 이전지역들의 의료 정주환경 평균변화는 전국적인 개선 수준"이라며 "이는 인구규모가 커져 의료이용이 집중된 것으로,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의료공급 및 의료이용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해 이전지역의 인구는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의료부문 개선에 있어서는 전체 지역의 전반적인 개선 수준 정도만 나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현재로서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인구 증가만 확인될 뿐 의료환경 개선 및 의료 이용규모 증가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의료의 경우 주거 및 안전 등 혁신도시 건설 계획에 따라 정부가 주도하는 조성 사업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팀은 "다만 늘어난 인구규모의 의료공급이 시장에서 조성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는 공공기관 이전완료시점인 2015년 전후 3년을 비교하고 있어 의료공급이 시장에서 형성되기에는 짧은 기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