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불똥 호흡기전담클리닉···정부 '계획대로 진행'
의협, 시도의사회에 '대응 보류' 당부···복지부, 수가·인건비 등 추가 논의
2020.07.30 06:1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코로나19 호흡기·발열 환자 진료 공백 방지를 위해 정부가 추진중인 ‘호흡기전담클리닉’에 제동이 걸렸다. 의료계와의 갈등 고조 때문이다.
 

의사인력 증원에 반대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는 ‘일체 대응을 보류해 달라’며 시도의사회 등에 요청했다. 의료계에서 나온 제안으로 추진된 사업에 의료계가 반대하는 상황에 복지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호흡기·발열 환자의 진료 공백 발생을 방지하고, 의료인과 의료기관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호흡기전담클리닉’을 도입 중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보건소 등에 장소를 마련, 지역 내 의사가 돌아가며 진료에 참여하는 ‘개방형 클리닉’과 시설·인력 등 요건을 갖춘 의료기관을 지정하는 ‘의료기관형 클리닉’으로 구분된다.


‘의료기관형’의 경우 의원의 참여를 우선으로 하되 병원급 의료기관은 국민안심병원의 호흡기 전용외래는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내년까지 총 1000개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되면 감염 예방 시설·장비 등을 보강하기 위하여 개소당 1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정일로부터 감염예방관리료 2만630원을 산정, 일반 의료기관 대비 높은 수가가 보장된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이용하는 환자의 추가적인 비용부담은 없다.


또 진료보조 업무 등을 담당하는 인력을 올해 한시적으로(4개월) 1명 이상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3차 추경에 ‘의료기관 등 방역인력 지원’ 사업을 확정했다.


하지만 의협은 최근 시도의사회 등에 공문을 보내 “호흡기전담클리닉 제도와 관련한 현재의 정부 방안은 의협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본래의 취지와 달리 비대면 산업 육성 정책 방향이 포함됐다”면서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호흡기전담 클리닉과 관련된 일체의 대응을 보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협은 "정부에서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안에 대한 의협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지 않으며 설치 및 운영방식은 물론 취지와 목적 등의 원칙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설명이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반발이 커지고 있지만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 운영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의료계가 먼저 제안해 추진되는 것으로 해당 사업과 관련해서는 갈등이 적기 때문에 논의를 통해 제도를 보완하면서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일부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진료수가 관련해선 “현재 1인당 2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진료량이 많으면 부족하지 않겠지만 진료량이 적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수가산정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 인건비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운영 모델 가운데 ‘개방형 클리닉’은 개인의원을 운영하는 의사들이 진료를 포기하고 순번을 정해 보건소 등에서 진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액의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의료기관형 클리닉에는 1개소당 시설·장비 비용으로 1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지자체가 시도별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 개소 수 기준에 따라 예산을 배분할 수 있어 지원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해당 사업은 지자체가 지역의사회와 협의를 통해 해당 지역 여건에 맞게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모델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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