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체계 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 중이다. 당국은 당국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던 사례를 반면교사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유럽이나 일본 등 다양한 국가들의 대응을 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어느 순간 의료체계 붕괴가 올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체계 붕괴는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의료종사자들이 감염돼 의료기관이 폐쇄되거나 그 때문에 다른 일반 진료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에는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체계 붕괴가 현실화된 상황이다. PCR 검사를 받는 데까지 최장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는가 하면 병상 부족으로 자택이나 길에서 사망하는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환자들은 입원할 병상을 찾기 위해 수 차례 병원을 방문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증세가 악화돼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앞서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했던 대구‧경북의 경우를 분석해 의료체계 붕괴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당시 대구는 하루 수 백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병상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현재 타 국가들의 사례처럼 확진자들이 입원할 병상이 없어 자택에서 대기 중에 사망하기도 했다.
이후 방역당국은 경증과 무증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해 병상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정은경 본부장은 "대구 지역에서 의료의 폭발적 수요 증가를 경험한 바 있다"며 "이를 분석해 경증환자에 대한 격리치료와 중증환자에 대한 치료 방안 등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환자가 생겼을 때는 감당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 의료계와 병상이나 의료전달체계 등을 정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대구에서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보다 체계적인 의료전달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확연한 진정세, 섣부른 자만은 금물"
전문가들 역시 대규모 확진자 발생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자만’을 경계하고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