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최근 호주에서 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항암화학요법 병용 급여가 승인되면서 국내에서도 급여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5년생존율이 25% 수준에 불과한 폐암 치료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약물로 평가받지만 지난 2년간의 사전협의 과정에도 폐암 1차 치료 급여화에 실패했다.
9일 제약계에 따르면 호주 보건당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모든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PD-L1과 관계없이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요법에 급여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호주에서는 4000여명의 진행성 폐암 환자들이 키트루다 1차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급여 적용 환자는 PD-L1 발현율 50% 이상의 1200명 규모였던 만큼 대상이 3배 이상 늘게 됐다.
키트루다 임상에 참여했던 한 의료진은 “폐암 극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번 호주의 새로운 급여 확대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이 생겼다. 폐암 치료 여건이 더욱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의 1차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는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6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연구 KEYNOTE-189와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559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KEYNOTE-407 결과에 따른 것이다.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미국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PD-L1발현율과 상관없이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모든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여러 면역항암제들 중 유일하게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 투여를 높은 권고 등급인 ‘Category1’ 중에서도 선호요법으로 우선 권고하고 있다.
그 중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의 경우 병용요법과 함께 키트루다의 단독투여 또한 ‘Preferred Category 1’ 등급의 1차 치료제로 권고된다.
또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9)에서는 키트루다로 치료를 받은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1차 치료 환자)의 5년 전체 생존율은 23.2%,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2차 치료 이상 환자)는 15.5%라는 데이터가 발표됐다.
폐암 1차치료 OECD국가 70% 이상서 급여···국내선 협상 결렬
이번 병용요법에 대한 급여 확대로 호주에서 진행성 폐암 환자는 PD-L1 발현율과 상관 없이 1차 치료제로 바로 NCCN에서 가장 강력하게 권고하는 키트루다로 처방 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지난 2018년, 2019년에 걸쳐 국내 허가를 완료, 지난해 10월 정부에 급여 신청한 적응증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사전 협의에도 불구하고 끝낸 결렬된 바 있다. 키트루다 1차 단독요법의 경우 호주에서 이미 2018년 11월 급여가 진행됐다.
전세계 OECD 가입 36개국 중에서 '키트루다'를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보험체계가 비슷한 영국과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대표국 그리고 일본, 호주, 이스라엘 등까지 27개국(75%)에 달한다.
폐암은 특별한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했을 때는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 옵션 역시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전체 폐암 환자의 50~70%를 차지하는 수술 불가능한 진행성 폐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1% 수준으로 수년간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해왔다.
다행히 면역항암제가 2017년 국내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면서는 말기 폐암 환자들도 높은 치료 효과와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교수는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폐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다른 국가들처럼 드라마틱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1차 급여 적용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