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우리나라 정부 및 의료계가 의료기술 분야에서 각종 국제표준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미생물 병원체 검출을 위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기법'이 국제표준화기구 의료기기기술위원회에서 국제표준안(DIS)으로 승인돼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진단에 사용하고 있는 진단키트에 적용된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법(Real Time Polymerase Chain Reaction) 등 다양한 핵산증폭 방식의 검사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특히 이번 국제표준화 사례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진단키트가 성공적인 시장진출을 거쳐 이후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국제표준화기구 회원국 전원 찬성을 받고 현재 승인 절차만 남았으며, 연내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전망이다.
올해 초에는 우리나라 주도로 3D프린팅을 활용한 의료 보형물 제작이 표준화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D프린팅으로 생산되는 인체 삽입용 의료 보형물 제작 가이드라인의 국제 표준이 우리나라 전문가 주도로 마련되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정보기술 분야 국제표준화를 위해 운영 중인 합동기술위원회의 3D프린팅 및 스캐닝 분야에 우리나라가 제안한 의료 영상 기반 3D프린팅 모델링에 관한 표준안 2건이 신규 프로젝트로 최종 채택됐다.
합동기술위원회에는 연세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심규원 교수가 정규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여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해 3D 프린팅 전문기업인 코어라인소프트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국내 산·학·연이 국제표준 마련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의료기기 규제분야 국제협의체에서 의장국으로 활동 중이다.
의료기기 규제분야 국제협의체인 '국제의료기기 규제당국자포럼(IMDRF)'은 의료기기 규제 조화를 위해 구성된 선진 10개국(미국, 유럽연합, 캐나다, 러시아, 중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하고 있다.
식약처 측은 "IMDRF 의장국에 선임되면 국제 의료기기 규제 정책 수립 및 IMDRF에서 제‧개정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며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의 국제 신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의료기기 안전 및 품질관리 심사 국제 인증기준인 ‘의료기기단일심사프로그램MDSAP(Medical Device Single Audit Program)’ 협력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MDSAP는 IMDRF에서 만든 인증제도로, 정식회원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평가받은 GMP(의료기기 품질관리) 심사를 다른 나라에서 상호 인정받을 수 있게 돼 의료산업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일본 5개국이 공동 운영 중이다.
식약처 측은 “협력회원 참여는 우리나라가 정식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이라며 “국내 제조업체가 의료기기단일심사프로그램 도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앞으로도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 수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