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혈성심질환 통합적정성평가를 둘러싼 학회와 기관 간 대립이 1년여를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평가 계획이 발표돼 관련 학회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은 지난 27일 '2015년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계획'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의료계와의 소통 및 이해 폭을 넓히기 위한 진료심사평가위원회 개편 등을 주요 내용으로 언급하고 있다.
문제는 심평원이 평가의 외형적 변화 등을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평가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허혈성심질환 통합적정성평가'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이다.
이를 둘러싸고 평가 거부를 선언했던 대한심장학회 관계자들이 다시금 불편한 심경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심평원을 비롯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과 병협, 의학회가 의료 질을 높이고 적정성평가의 올바른 방향을 조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10명의 위원을 두고 '의료질전문평가위원회(의평위)'를 구성했지만 단 한 번의 회의조차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학회 관계자는 "위원회 발족 후 4달이 지났지만 회의 한 번 없었다.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면서 "의학회 임원이 바뀌고, 의협 회장선거다, 규제 기요틴이다 등의 우선순위에 밀렸다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통합평가가 그대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어 "명확한 목표나 기준 없이 평가자료를 모아놓고 상대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것은 가십거리밖에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며 "1등급이던 곳이 2등급으로 떨어지고 다시 오르는 등 평가가 오락가락한다면 누가 병원을 믿고 생명을 맡기겠냐"고 절대평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평위 관계자는 "여러 사안들로 인해 계획했던 회의가 미뤄졌을 뿐"이라며 "2주 후 예정된 첫 회의를 통해 현 상황을 파악하고 향후 위원회 운영 방향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평원 관계자 또한 "지난해 중앙평가위원회(중평위)에서 향후 계획이 의결됨에 따라 평가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시행시기와 내용을 정하진 않았다"면서 "중평위가 의료평가조정위원회(의평조)로 격상되고 구성원이 바뀌는 만큼 이르면 3월 열릴 의평조에서 추후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심평원과 의료계 모두 의평위와 의평조가 열리는 3월을 분기점으로 허혈성심질환 통합적정성 평가 등 적정성평가의 꼬인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심장학회 관계자는 "희망 사항과 현실을 분명히 구분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의료진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전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희망사항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