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최근 대장암을 포함 4대 암(대장, 유방, 폐, 위) 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그 결과, 종합점수가 95점 이상으로 대상기관 대부분은 높은 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4대 암을 모두 잘 하는 병원은 81곳으로 집계돼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 수치를 긍정적인 측면에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적정성평가를 기획하고 결정하는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평가조정위원회(이하 의평조)’는 “4대 암 평가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문제에 대해 고민 중이다.
최근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의평조 회의에서는 관련 내용에 대한 평가위원들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참석한 10여 명의 의평조 위원들은 대체적으로 4대 암 평가를 두고 천정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등급 자체가 급격히 상향조정된 까닭에 국민들이 병원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표별 충족률이 높은 평가를 왜 지속하는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1년 여의 지표를 정비하는 기간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평가 결과가 비슷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4대 암 평가 존폐여부까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선 후 평가는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천정효과가 발생하고 있어 지표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므로 개선방안으로 ▲평가 지표 수 자체를 줄이는 방법 ▲연 단위에서 격년으로 평가 진행을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실제로 A 위원은 “그간 평가 과정이 있었기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평가를 없애기 보다는 격년주기로 하되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새로운 지표 개발이 필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B 위원은 “현 지표에서 일부 항목을 줄여도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면 ‘항목 줄이기’에 찬성한다. 평가를 없애기 보다는 보완작업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2년에 한번으로 평가 횟수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 의평조는 최종적으로 격년주기 4대 암 평가를 진행하면서 기존 지표를 삭제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의결했다.
의평조 회의를 진행한 C 위원은 “삭제된 지표를 반영한 4대 암 평가가 진행될 것이다. 올해는 위암과 유방암, 내년에는 폐암과 대장암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목을 줄이면서 신규지표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 각 학회 의견을 담아 보완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결과지표 중심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