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허가와 관련한 특혜 및 유착관계를 의심받고 있는 한독 특수의료용도식품 ‘수버네이드’의 광고가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복지부의 판단이 나왔다.
의약품이 아닌 특수의료용도식품을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최종 위‧적법 여부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한독의 수버네이드 광고와 관련한 의료법 저촉 여부 민원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답변을 회신했다.
앞서 바른의료연구소는 한독에 대해 치매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의약품 오인광고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수버네이드는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심사 없이 수입·제조업자의 신고만으로 시판 가능한 특수의료용식품임에도 불구하고 치매예방 효능이 입증된 의약품인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한독은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특수의료용도식품 수버네이드를 출시했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치매예방 효능이 입증된 의약품인 것처럼 광고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약국 내 치매 상담의 새로운 해법: 치매와 약국’이라는 제목의 홍보물을 게재, 의료계 공분을 사기도 했다.
약사를 치매 진단 및 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인 것처럼 대대적으로 광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독이 조장 또한 교사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의료법 제 27조 1항에 따라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됐다. 비의료기관을 운영하며 비의료인이 제3자를 진료, 진단, 치료하는 등의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된다”고 회신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의료광고 주체가 될 수 없는 자가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하는 것은 의료법 제56조 제1항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사료된다”는 해석을 내렸다.
다만 “해당 광고의 최종적인 위·적법 여부는 전체적인 의료광고 이미지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회신에 바른의료연구소는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들이 수버네이드에 치매예방 효능이 있다고 믿고 의지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이번 복지부 회신 내용을 근거로 관할 지자체에 엄격한 처분을 요청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오인광고 여부에 대한 민원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한독 측은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필요하다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처방전이 필요한 제품이라면 향후 보험 적용도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한독 관계자는 “수버네이드는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판매하는 제품인데, 급여가 적용되면 접근성이 더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수버네이드’에 대해 ▲의약품 오인 '과장광고' ▲법 개정 과정 로비 ▲별다른 규제 없이 판매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