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의 급여화 가속도···수면내시경도 급여 확대
내과 개원가, 우려감 고조···'복지부, 추가 재정투입 고려 없어'
2018.08.20 05:3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보건복지부가 수면내시경의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내과 개원의들은 비급여의 급여화가 점차 확대된다며 이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건강보험 적응증이 제한된 18개 항목의 기준비급여를 급여로 확대하는 ‘요양급여적용방법 및 세부사항 고시’ 개정안을 8월 14일부터 22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해당 고시안에는 수면내시경 건강보험 적용 대상자와 질환을 확대하고 환자의 본인부담은 대폭 경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현재 비급여로 1회 당 13만원을 부담하는 암 등 산정특례 대상자 8종의 본인부담을 약 7천원으로 대폭 경감된다.


이와 관련, 내과 개원의들은 “본격적인 비급여의 급여화로 영역을 확대해가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내과 의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내시경은 내과 개원의들이 원가를 보전하는 한 방법”이라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수면내시경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음파, MRI 급여화에 이어 내과 개원의들의 진료 권한을 침해하고 원가 보전을 막는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내과 B원장은 “환자 부담을 낮추고 저렴하게 수면내시경을 받는 것을 반대하는 의도가 아니다. 다만 현재 갖춰진 재정 내에서 국가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잘 따져봐야한다는 말이다.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환자 부담을 낮추는 만큼 투입돼야 할 재정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충당될 것인가”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수면내시경의 건강보험 급여 범위 확대는 지금 당장 국민들의 환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경기도에서 내과 의원을 운영하는 C원장은 “지금 당장은 국민들이 큰 도움을 받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재정투입이 없다면 한국 의료시스템의 왜곡만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당장 국민들에게 환심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의료계가 재정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원협회 송한승 회장은 “비급여의 급여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신호탄으로 보인다”라면서 “비급여로 검사를 받던 환자들의 본인부담이 줄어들면 이에 해당하는 비용감당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답이 나와야 한다. 이에 대해 뚜렷한 답이 없이 당장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한다면 추후 국가 재정의 문제, 의료기관의 원가 보전 문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현재까지 100여개 기준비급여 항목을 검토했으며 남아 있는 300여개 기준비급여 항목도 의견 수렴을 거쳐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