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소아심장 등 기피과 선입견 바꾼 의대생 실습 '만족'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첫 사업 고무적, 내년 감염 분야까지 확대'
2021.12.15 06: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후학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상·소아심장 분야 실습지원 사업이 현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4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의대생 대상 외상·소아심장 분야 실습지원 사업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실습지원 사업은 외상‧소아심장 분야에 관심 있는 의과대학 학생에게 실습을 지원해, 임상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해당 분야 진로를 유도하는 목적으로 올해 처음 시행됐다.
 
보조사업자로 지정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습프로그램·예산 등을 심의, 기관을 선정한 뒤 학생을 공모하고 수행기관과 학생을 서로 매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23개 기관이 공모, 이 가운데 외상분야 4곳(단국대병원·아주대병원·의정부성모병원·부산대병원)과 소아심장분야 6곳(삼성서울병원·부천세종병원·서울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을 선정했으며 의대생들 가운데서는 286명 공모 중 외상분야 57명, 소아심장 78명 등 총 135명의 학생이 선발됐다.
 
건보공단 급여기획팀 전영숙 팀장은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해 2주 실습 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만족도가 97%에 달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진로탐색을 목적으로 실습에 지원했으며 ‘처음으로 외과를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라는 등 긍정적 답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전체 참여기관 또한 사업에 대해 대체로 만족(매우 만족 16.7%, 대체로 만족 83.3%)한 것으로 나타났고, 재참여 의사도 높았다는 설명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실제 실습에 참여한 의료진과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소아심장 실습을 진행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는 “소아심장전문의는 지원자가 적은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에서도 지원이 없는 분과”라며 “학술대회에서도 인력 증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서울대에서는 15명의 의료진이 참여했는데 14명이 만족도에 만점을 줬으며 표준화된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의과대 정규 학제 실습 기간으로 인정되는 등 앞으로 사업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과학 영역에서 응급도와 중증도가 높은 신생아중환자분과, 혈액종양분과에도 실습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외상 분야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의정부성모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조항주 교수는 “직접 교재를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짜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학생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열정에서 보람을 느꼈다”며 “복지부와 공단, 의료기관 간의 상호 협력을 통해 실습 사업이 장기적으로 이어져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외상실습에 참여한 양승유 학생(충남대의대)도 “의대에 입학하기 전부터 외상 분야를 희망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아직 현실을 모른다’는 비웃음을 듣고 의기소침해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실습에 참여하면서 오히려 저의 결심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번 사업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내년에는 감염분야까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의료인력정책과 진상인 사무관은 “과 출범 이후 첫 사업으로서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게 돼 고무적이다. 내년에는 예산을 7억에서 10억으로 확대하고 분야 또한 감염 영역까지 확대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기간 이월을 통해 겨울방학에도 실습을 추가하고, 지원자 양성 차원에서 사업이 연속성을 띨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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