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경남 거제시가 지난 7월 어렵게 구한 보건소장을 4개월 만에 직위해제했다. 거제시는 "지난 2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보건소장 A씨를 직위해제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이의 제기없이 곧장 사표를 내 현재 의원면직 절차를 밟고 있다. 별다른 의원면직 제한 사유가 발견되지 않으면 사표는 수리된다.
시는 A씨가 보건행정을 책임지는 총괄자 직무를 수행하는데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최근 치매환자 치료제 사용을 두고 보건소장과 직원 간 터진 갈등이었다.
거제시치매안심센터장을 겸하는 A씨는 나병(한센병) 치료제인 '답손(Dapsone)'을 치매 환자에게 처방했다. 센터에서는 그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아리셉트(Aricept)'를 써왔다.
이를 두고 보건소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거제시공무원노조 게시판에 문제를 제기했다.
A씨는 해당 게시물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글을 달며 설전을 벌였다.
시는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에 답손 처방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하는 등 진화를 시도했지만 한번 터진 갈등은 봉합되지 못했다. 유권해석 회신은 아직 받지 못했다.
앞서 시는 지난 6월 30일 자로 기존 보건소장이 퇴직하면서 공개 모집을 통해 지난 7월 1일 자로 A씨를 임용했다.
당시 지난 4월부터 공모를 진행했지만 1차 모집에서는 지원자가 없어 재공고 끝에 적임자를 구했다. 조건은 임기 2년에 지방공무원 4급 상당으로 연봉은 8천386만원이었다.
지방에서 의사 소장을 구하는 게 힘든 상황에서 A씨가 유명 의대 출신이기도 해 지역에서는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시는 4개월 만에 다시 보건소장을 구해야 할 처지가 됐다.
현행 지역보건법상 보건소장은 의사 면허가 있어야 하지만 2차례 이상 공모 후에도 지원자가 없으면 간호·의무·의료기술·보건 진료 분야 공무원을 임용할 수 있다.
시는 A씨 사표가 수리되면 재차 공모 일정을 정해 보건소장을 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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