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와 이태원 참사 안타까운 '닮은 점'
현장 제일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중환자 이송' 미흡…골든타임 '상실' 논란 예고
2022.11.01 05:29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지난 10월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수도권 전 지역 응급실이 대혼란에 빠졌다. 사고 후 이틀이 지난 31일 오후 기준으로 대부분 병원 응급실 상황은 정리됐지만 일부 병원은 여전히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사고 당시 서울 권역 18개 병원은 의료기관 자체 또는 소방당국 재난대응 매뉴얼 등을 토대로 의료진을 총동원, 부상자 등 환자 치료에 나섰다.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까워 초기 가장 많은 사상자를 수용했던 순천향대서울병원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당시 병상을 준비하라고 연락을 받고 비번인 의료진도 모두 호출했다”며 “경증환자 몇 명은 치료 후 귀가했으며, 중환자실에서 1명을 치료 중인데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성모병원에는 사고 당시 12명이 이송됐지만 3명은 이미 사망 상태였으며, 경증 환자 7명은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현재 2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내국인 사망자 4명은 다른 곳에 빈소를 차려 떠났고, 외국인 사망자 2명은 31일 오전까지 영안실에 안치됐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에는 7명의 환자가 왔었으며 이중 6명은 치료 후 귀가했다. 현재는 외부에서 사망한 참사 희생자가 장례식장에 안치된 상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총 11명의 사상자를 받았는데, 중환자실 3명, 일반병동 4명, 응급실 중증구역 1명 등에 대한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 2명은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경기응급의료지원센터 및 국립중앙의료원·서울의료원 등 14개 서울·경기 재난거점병원은 의사·간호사·응급구조사로 구성된 재난의료지원팀(DMAT)을 출동시켜 현장 의료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의료원은 30일 오전 1시 20경 현장에 권역응급의료센터 소속 4명을 현장에 파견했다. 부상자 3명이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치료받았으며 1명은 현재 입원 중이다.  


한편, 사고 당시 병원들도 비상연락체계를 가동해 직원들의 피해 여부를 조사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부천성모병원·중앙대병원·강동경희대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서울의료원 등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직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사망 상태로 병원 도착···의료계 "현장 통제 미흡" 지적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재난이다 보니 서울 전역으로 환자 이송이 이뤄졌지만 이송하는 도중 사망한 사례도 많아 안타까움을 키웠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관계자는 “대략 79명이 이미 숨진 후 병원에 도착했었다”며 “병상을 미리 비워뒀지만 현장에서 병원 도착까지 시간이 지연돼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부천성모병원에는 5명의 사망자가 실려왔다. 병원 관계자는 “재난 대응 매뉴얼대로 준비했지만 이미 사망한 사태로 도착해 사실상 손 쓸 도리가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총 6명의 환자를 받았지만 이미 사망 상태였다. 중환자도 1명 왔지만 얼마 안 돼 숨을 거뒀다.


병원 관계자는 “재난 현장과 거리가 멀다 보니 중환자보다는 사망자가 온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와 관련, 현장에서 초기 재난대응 시스템은 적절히 발동됐지만 통제가 미흡해 적절한  환자 이송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료계 지적이 나온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재난 상황에서는 현장과 가장 가까운 병원 역할과 그 다음 단계 병원 역할이 나뉘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재난 상황에서는 통제를 벗어난 환자 이송이 역할 분담을 어렵게 했다”고 분석했다. 


현장과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서울병원이 소생 가능성이 높은 중환자 처치에 가장 큰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 심정지 환자가 이곳으로 우선 이송된 점에 대해 이 회장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를 회고하면서 “당시 사망자들이 인근 강남성모병원에 이송되면서 응급실이 마비된 바 있다. 현장 사망자는 부상자와 별도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이태원 참사 사상자들은 순천향대서울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강북삼성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이대목동병원, 이대서울병원, 중앙대병원, 한양대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등 18개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또한 강동경희대병원, 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 명지대병원, 부천순천향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한림대성심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의료원, 아주대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등은 재난의료지원팀을 출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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