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동북부 공공의료원 후보지를 양주시와 남양주시로 좁히고 현장실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예비평가에서 탈락한 후보지들이 비공개 평가에 강하게 반발하며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경기도는 최근 동북부 공공의료원 후보지 7곳 중 양주시와 남양주시에 각각 현장실사 계획을 통보했다.

그 외 후보지인 의정부시, 동두천시, 양평군, 가평군, 연천군 등 5개 시군은 아직 실사 계획을 통보받지 못하며 사실상 예비평가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월 의료취약지인 동북부 지역의 의료체계 개선 3대 전략을 발표하며 공공의료원 설립을 천명했다.

김 지사는 "연천, 가평, 양평 등 일부 지역은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실과 분만실조차 없다. 전국 고령화 비율이 약 18%인데 동북부 일부 지역은 27~28%에 달한다"며 공공의료원 설립 필요성을 피력했다.

경기도는 내달 최종 부지를 선정한다는 계획하에 최근 예비평가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평가를 통과한 양주시는 공공의료원 설립 예정지의 넓은 부지(5만5697㎥)를 강조하고 있다. 이 일대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세종-포천 고속도로와 연결돼있는 등 동북부 시군을 1시간 이내 진료권으로 편입할 수 있는 교통편의도 부각된다.

양주시와 경쟁하는 남양주시는 74만명이 넘는 인구를 내세우고 있다. 아동 및 고령 인구도 경기 동북부 시군 중 가장 많고, 응급의료 서비스 수요가 크다는 설명이다.

경기도는 9월까지 두 곳에 대한 현장실사를 바탕으로 1‧2차 본 평가를 거쳐 최종 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양평‧동두천 등 후보지, 예비평가 탈락에 반발 

한편에선 예비평가에서 탈락한 후보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평군은 지난 22일 공공의료원 후보지에서 제외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경기도에 특별 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의료취약지역인 양평군이 공공의료원 후보지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평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응급의료취약지, 분만취약지 A등급, 소아·청소년 의료취약지로 경기남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의료환경이 열악하다"면서 "지역 간 의료서비스의 형평성과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양평군에 대한 경기도의 특별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날인 21일에는 동두천 시민 300여명이 경기도청을 방문해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는 등 예비평가 탈락에 항의했다.

이들은 "의료취약지인 동두천시를 배제하고 신도시를 선정했다"며 "짬짬이 평가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는 최종 부지가 선정되기 전까지 평가 과정과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동두천 시민들은 "공공의료원 선정 과정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후속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향후 모든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서동준 기자 (bios@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