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신경림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가 총 4차례에 걸쳐 전국 38만 간호사의 수장으로 역임하게 됐다. 제32대와 33대, 37대 대한간호협회 회장을 역임한 신경림 교수가 제38대 대한간호협회 회장에도 선출됐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지난 20일 대한간호협회 강당에서 제87회 정기 대의원총회를 개최, 회장단 선거를 진행해 신임 회장에 신경림 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의 당선 발표와 함께 제1부회장에 곽월희 전 병원간호사회 회장이, 제2부회장에 김영경 부산가톨릭대 간호대학 명예교수가 각각 선출됐다고 밝혔다.
간협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올해 2월 19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87회 정기 대의원총회를 총 6차례 걸쳐 연기,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지난 20일 협회와 시․도간호사회 간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날 진행된 임원선거는 시․도간호사회별로 동시 실시했으며 제38대 회장단 및 이사 8명, 감사 2명 등을 선출했다.
이사 8명은 ▲강윤희(이화여대 간호대학 교수) ▲김일옥(삼육대 간호대학 학장) ▲박미영(건국대병원 진료지원부 수석) ▲서은영(서울대 간호대학 교수) ▲손혜숙(대한간호협회 이사) ▲유재선(경희의료원 간호본부장) ▲윤원숙(전 국군간호사관학교장) ▲이태화(연세대 간호대학 교수) 등이, 감사 2명은 ▲박경숙(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 ▲탁영란(한양대 간호학부 교수)가 선출됐다.
회장으로 선출된 신 교수는 간협 전국 17개 시·도간호사회로부터 임원 후보를 추천받아 단독 후보로 출마, 재적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 당선됐다.
간협 회장 선거는 정관에 따라 재적 대의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성원 되며, 후보자가 단독일 경우 출석 대의원의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당선된다.
신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제32대와 33대 간협 회장을 역임하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제19대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 후, 2018년 제37대 간협 회장 선거와 2020년 제38대 간협 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 후 당선돼 총 4차례 회장직을 역임하게 됐다.
신 교수는 간협 회장과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한 간호학제 4년 일원화, 환자안전법 제정과 간호사 업무정립,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 수립 및 보건복지부 간호정책TF팀 신설 등을 이뤄낸 바 있다.
신 교수는 당선소감으로 “간호사의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을 통해 모두가 안전하게 일하고 환자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간호사가 단순히 직업인이 아니라 사명감으로 일하고 헌신으로 존경받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새로운 간호시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선제 논란 뚫고 ‘독립 간호법 제정’ 이뤄낼지 관심
4선에 성공한 신 교수는 38대 회장직 핵심공약으로 간호 관련 법‧제도 제정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간호법 제정은 간호계의 오랜 숙원 중 하나로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5월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관계자들을 만나 법 제정 협력을 약속했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간협은 “현행 의료법이 의사와 간호사를 수직적 업무 관계로 규정해 보건의료체계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간호법을 새로 제정해 관련 법령 체계를 정비하고, 적정 인력 수급을 통해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 외에도 ▲간협 비전 및 조직 ▲간호현장 ▲간호교육 ▲국제사업 등 5대 혁신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이는 37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전개해온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한편, 대한간호협회의 제38대 협회장 선거는 협회 설립 이후 약 60년 동안 고수해 온 간선제 투표 방식에 대한 논란 속에 치러졌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선거 하루 전 19일 대한간호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간선제를 비판하며 직선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간협 회원인 간호사들은 매년 회비를 납부하고 있지만 협회 임원이나 대의원이 아니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간협은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이제 들어야 하며 그 시작이 직선제가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7대까지 간호사 회원 손으로 뽑은 회장이 단 한 번도 없었고, 비민주적인 대표 선출 방식이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대손손 회장을 독식하고 있는 이런 비민주적인 협회를 바꾸기 위해 이제 우리는 모든 투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