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의료계 우려와 관심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는 신포괄수가제는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 우선적으로 참여기관 18곳을 선정해 신포괄수가의 핵심인 원가 분석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뚜렷한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원가를 기준으로 그 범위를 초과하는 형태의 정책가산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신포괄수가제 핵심인 만큼, 대상기관의 명확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를 수행할 연구기관(민간업체)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3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하는 ‘신포괄수가 확대에 따른 요양기관 원가자료 수집 및 계산’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지만 몇 달째 착수에 들어가지 못했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지난 8월부터 해당 용역을 진행할 연구기관을 모집을 예고하는 등 준비과정을 거쳤지만 모두 유찰됐다. 오는 11월7일부터 9일까지 재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통상 신포괄수가제 민간병원 도입과 관련한 전반적 사항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담당하고 있는데, 기구축된 원가 시스템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원가 분야 연구는 건보공단이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다.
건보공단은 신포괄수가제 참여기관 중 민간병원 16곳, 공공병원 2곳 등 18곳을 선정해 ▲시행과별 원가계산 ▲수가별, 환자별, 질병군별 원가계산 ▲질병군별 원가가중치 결과 등을 산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민간병원은 강동경희대병원, 삼육서울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순천향대구미병원, 성애병원, 한일병원, 녹색병원, 대동병원, 광명성애병원, 한양대구리병원, 나은병원, 한림병원, 김포우리병원, 현대유비스병원, 청주한국병원, 천안충무병원이 대상이 된다.
공공병원은 보라매병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원가수집 기관으로 올랐다.
문제는 이를 수행하겠다는 민간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종합병원급 이상을 대상으로 활동기준원가계산(Activity Based Costing, ABC) 방법을 이용한 원가계산 용역 수행(완료된 용역에 한함) 실적이 있는 업체에 의뢰할 계획인데, 이를 수행하겠다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건보공단 측은 “이번 연구는 공단의 시스템을 근거로 민간업체가 원가를 수집 및 분석하는 것으로 타 연구보다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원가계산과 관련해 민간업체가 참여하기가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 재공고 후 입찰이 시작되지는 않았으므로 9일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포괄수가제 적용 민간병원 중심의 원가계산 연구는 2022년 민간병원 200곳 확대를 위한 근거로 작용하지만, 적정수가 개발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연구는 내년 5월말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