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과 세종병원이 환자유치와 경영효율화 일환으로 제2병원 건립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이 상대 병원이 위치한 지역에 진출하는 모습이다.
길병원은 제2병원 건립을 위해 지난 2001년 경기도 부천시에 매입한 땅을 최근 용도변경, 1000병상 이상의 제2병원을 지으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병원은 부천 지역에 진출함으로써 더 많은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과거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입장이지만 이 과정에서 진통도 따르고 있다.
부천에는 이미 순천향대부천병원 등 종합병원이 대거 밀집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순천향대부천병원, 부천성모병원, 부천세종병원, 다니엘병원, 부천대성병원 5개 병원은 길병원의 부천시 진입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냈다.
탄원서에 따르면 현재 부천시내 인구 1만명 당 병상 수는 59개다. 이는 광명 19개, 시흥 29개, 김포 44개, 수원 46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다.
때문에 병상 수 증가는 과다경쟁을 초래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의료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져 부천 시민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이들 5개 병원 주장이다.
그러나 길병원은 과거 부천시민과 한 약속대로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용도변경 통과 여부에 따라 추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길병원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에 용도변경 요청을 한 상태이며 그 결과에 따라 추후 단계가 논의돼야 할 것 같다”면서 “새로운 병원(제2병원) 형태의 개념으로 볼 수 있지만 진료과, 센터 등 세부적인 사안은 용도변경 결과를 지켜본 후 판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부천지역 의료시장이 변해서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토지 매입 당시 병원을 짓기로 부천 시민들과 약속했고, 병원은 이를 위해 노력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인천에서 부천으로 뻗어 나가는 길병원과는 달리 세종병원은 부천에서 인천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세종병원은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한 제2병원 건립을 앞두고 있다. 인천 계양구에 3000평 토지 매입을 완료했으며 제1, 제2 병원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심뇌혈관센터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공항과 근접한 인천으로의 진출을 통해 해외환자 유치라는 새 활로를 개척하고, 부천세종병원 대비 대여섯 배 이상 규모를 설립함으로써 메디텔 등을 계기로 양적, 질적 팽창에 힘쓴다.
부천세종병원 관계자는 “제1병원과 거리가 크게 멀지 않으면서 위치적으로 서로 협업이 가능한 곳을 제2병원으로 물색하게 됐고, 접근성 및 해당 지역의 인구수, 특성 등을 고려해 인천으로 진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2병원은 부천세종병원과 10km 가량 떨어져 있다”면서 “해외환자 유치를 활성화하면서 병원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고, 인천과 부천 지역을 통해 심혈관질환 환자들을 더 많이 진료하고자 했던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