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지방 분권화→'신의 한수 or 도돌이 정책'
수도권-지방 수련병원 55:45 조정…모집 결과 영향 '판세 변화' 촉각
2023.11.30 15:46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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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윤·최진호 기자/기획 4]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조정도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체로 기대감보다는 제도 변화가 초래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지역과 진료과목마다 사안에 따른 민감도가 다르다 보니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보건복지부는 수도권에 배정되는 전공의 정원 비율을 60%에서 55%로 줄이고 비수도권 배정 비율을 40%에서 45%로 늘리기로 했다. 


당초 수도권과 비수도권 비중을 '50대 50'으로 배정하려했으나 학회들의 반발로 55대 45를 중재안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공의 정원이 대부분 55대 45대 비율로 맞춰 배정된 상태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전공의 1년 정원'에 따르면 26개 전문과목별 전공의 정원은 대부분 수도권은 55%, 비수도권 45%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신경과, 비뇨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일부 과목은 진료과 특수성을 고려해 달라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50대 50'을 고수하고 정책 정원을 할당하는 방식을 택했다.


2024년 인턴 정원 수도권-비수도권 증감 대비 '확연'


전공의 배정 비율은 인턴 정원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본지가 2024년도 인턴 정원을 살펴본 결과 수도권은 정원은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은 증가하는 대조를 이뤘다.


수평위에 따르면 수도권에 위치한 수련병원 89곳 중 56곳(62%)이 정원이 줄었다. 정책적 별도 정원 제외한 전체 정원은 1661명으로 지난해(1810명)와 비교해 149명(8.2%) 감소했다.


수도권 지역 수련병원 인턴이 전국 인턴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57%에서 52%로 수축했다.


이 같은 변화는 대형병원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빅5 병원 인턴 정원을 살펴본 결과 서울대병원은 85명에서 80명 ▲삼성서울병원은 79명에서 75명 서울성모병원은 58명에서 55명 서울아산병원은 105명에서 100명 세브란스병원은 93명에서 88명으로 줄었다.


반면 비수도권 수련병원은 인턴 정원이 늘어났다. 지방 주요 수련병원을 분석한 결과 전남대병원은 50명에서 58명으로 무려 8명이나 늘어났다.


이 밖에 ▲경북대병원은 46명에서 52명 부산대병원은 54명에서 61명 충남대병원은 43명에서 49명 제주대병원은 19명에서 22명으로 증가했다.


지역 의료격차 해소 취지는 공감하지만 효과는 의문 


전공의 정원 조정 계획이 시행되면서 올해 전공의 모집 결과도 초미 관심사다.


의료계에서는 지방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제도 효과에 대해서는 불신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의료인력이 부족한 지방에서도 단순히 전공의 정원만 늘리는 계획에 회의적인 입장이 지배적이다.


실질적인 유인책 없이 전공의들이 늘어난 정원만 보고 지방 수련병원을 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 A교수는 "의료인력이 부족한 지방에서 전공의 정원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원이 늘어난다고 지원율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A교수는 "지방에서 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지만 정부는 무작정 정원만 늘리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꼬집었다.


수도권에서도 우려하기란 마찬가지다. 수도권에 있는 병원이라 전공의 의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B교수는 "이미 전공의들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데, 전공의 정원이 줄어들면 지금도 빠듯한 업무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B교수는 "정원 조정으로 혜택을 받는 것은 결국 대형병원 뿐이다. 사람 한 명 한 명이 중요한 중소병원은 의료공백으로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원 조정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는 관점도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C교수는 "지방에서도 이비인후과나 안과와 같이 인기과에 속하는 진료과 전공의를 확대할 경우 해당 지역에 남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C 교수는 "좋은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인력이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데일리메디는 이번 2024년도 전공의 전형 역시 각 수련기관별 원서접수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보도는 원서접수 마감일인 12월 6일(레지던트) 오후 5시, 2022년 1월 26일(인턴) 오후 5시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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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교수 11.30 16:05
    산부인과의 경우 10년간 전공의의 75%가 서울, 25%만 지방에 지원하였다.

    이번 정책을 일부 기대하였는데 별도정원이라는 명목으로 결국 서울 61%, 지방 39%로 배정되었다.

    서울도 빈자리가 있는 상황에서 지방에 누가 지원하겠나?

    대통령이 똑바로 체크 안하는 건지 밑에서 똑바로 일 안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이면 필수의료 살리기는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