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국내 첫 영리병원인 외국인 대상 녹지국제병원의 개원을 제주도가 허가한 이후 국회에서도 반대 여론이 가열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6일 오전 무상의료운동본부와 함께 정론관에서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허가를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려를 표했다.
윤 의원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중국 녹지그룹이 투자한 녹지국제 병원 개원을 조건부 허가했지만 영리병원은 제주도민 대다수가 반대했던 사안이라고 환기시켰다.
윤 의원은 “특히 지난 10월 원희룡 제주지사는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영리병원 개원 ‘불허’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공언까지 하지 않았냐”며 "시한폭탄이 터졌다"고 표현했다.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위원회의 결과를 무시한 이번 처사는 제주도민 외국투자자본을 위한 선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녹지국제병원 개원은 제주도민의 건강이나 의료의 질과는 전혀 상관 없다며 거듭 주장했다.
윤 의원은 “오히려 국내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드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제주도민의 민의를 무시하고 자본
의 이해를 반영한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의 행정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백지화를 촉구했다.
현행 국민건강보험 체계 하에서 보수 정권마저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국민적 반대에 사라졌던 정책이 다시 추
진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원희룡 지사는 스스로의 약속도 파기하고 제주도민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있다”며 “이는 정치적으로, 도의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거듭 개원 허가 결정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영리병원 허용은 해당 지자체에만 국한될 수 없다”며 “국민들의 생명은 결코 지자체마다 다를 수 없으며 다른 경제자유구역이 있는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향후 정의당은 이번 영리병원 허용의 발단이 된 제주특별자치법 등 법적 근거에 대해 확실하게 짚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 유재길 본부장은 원희룡 지사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유 본부장은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했으에도 결정을 번복했다”며 “직권남용으로 퇴진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녹지병원이 외국인만을 상대로 한다는 것이 과연 실현 가능한 지 의구심이 든다”며 “국내 특권층들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호화 진료를 받으려고 할 것이며 의료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유 본부장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받지 않는다면 반드시 의료비 폭등을 불러올 것”이라며 “건강보험 제도 자체가 붕괴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