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건강검진 항목 확대' 목소리 높아지는 의료계
'C형간염·당화혈색소·안저검사 등 조기진단 통해 질환 관리 필요”
2019.07.12 05:3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가건강검진에 새롭게 추가된 폐암 검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추가적인 국가건강검진 항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과잉진단예방연구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폐암검진은 흡연자의 실질적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어렵다. 대량의 가짜 환자를 양산하는 것”이라며 7월부터 시행 중인 국가폐암검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연구회는 “폐암검진은 위양성이 높아 암이 아닌 환자들이 과잉 진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폐암검진에 대해 특별한 연구결과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며 “시범사업 또한 2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대조군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학술적 근거로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즉각 반발했다.

복지부는 성명을 통해 “모든 양성 판정을 받는 환자가 침습적 검사를 받는 것도 아니며, 시범사업 결과 폐암 조기발견율이 일반 폐암환자의 3배 수준에 이르는 등 효과성을 입증했다”며 국가폐암검진 중단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국가폐암검진은 대한폐암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예방의학회, 대한가정의학회 등 전문가단체 참여하에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폐암검진이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된 이래 각계에서는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건강검진에 다른 검사도 필수 항목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개최된 ‘리버위크 2019 국제간연관심포지엄’에서 대한간학회를 비롯해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 등 간관련학회들은 “C형간염 항체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학회에 따르면 C형간염은 전체 간암 발병 원인의 20%를 넘는다. 국내 C형간염 환자도 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치료를 받는 환자는 4만~7만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40세 이상 66세 미만의 연령층에서 2년에 한 번 시행하는 검진에 항HCV 검사를 1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항HCV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시키는 데 대한 의학적 근거와 비용효과는 이미 확인됐다”며 “적극적인 스크리닝을 통해 국가적으로 C형간염을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뇨검사의 경우 공복혈당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가 공복혈당검사에서는 당뇨병 전단계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당화혈색소 검사를 시행한 결과 26.8%가 당뇨병으로 진단됐다. 이를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에 적용하면 국내 숨겨진 당뇨병 환자가 240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의 ‘효과적인 당뇨병 예방을 위한 제언(교신저자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에서도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며 당화혈색소검사를 국가검진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경우는 공복혈당이 기준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당뇨병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혈당조절장애가 진행될 때는 수치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당화혈색소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안과학회는 3대 실명질환(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의 조기예방을 위해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4명 가운데 1명만이 지난 1년간 안과 검사를 받았다. 당뇨병 환자 또한 합병증 위험으로 매년 안저검진이 권장되지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서울의대 박규형 교수는 "3대 실명질환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상당 기간이 지난 후에야 주관적 불편함이 발생하게 된다“며 ”이 때는 이미 시력 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가건강검진 항목 신설을 위해서는 복지부의 근거자료 검토가 필요한 만큼 이들 검사가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