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호흡기 점막에도 면역기능에 도움이 되는 좋은 세균이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
이를 이용해 호흡기 바이러스 특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폐감염 저항성을 높일 수 있는 점막 백신 기술이 기대된다.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팀은 건강한 성인 37명의 콧속에 분포하는 공생미생물을 조사하고 그 역할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코와 폐 점막에는 박테리아
, 바이러스 등 병원균들과 직접 접촉하는데 연구팀은 약
3000마리 이상의 공생미생물이 코 점막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이를 분석한 결과 정상인 코 점막에는 존재하는 공생미생물 중 가장 많은 것은 표피포도상구균으로, 평균 36% 분포했다.
연구팀은 정상인의 코점막에서 채취한 표피포도상구균을 배양해 생쥐 코 점막에 이식한 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 시켰다.
그 결과, 90% 이상 바이러스가 줄어 인플루엔자 감염 저항성이 높아졌다. 표피포도상구균이 이식되지 않은 마우스는 치명적인 폐감염이 유발됐다.
표피포도상구균이 이식된 쥐는 병원체에 감염될 때 분비되는 항바이러스 물질인 인터페론 람다 생산이 촉진됐다.
인터페론 람다는 바이러스를 직접 사멸시킬 수 있는 인터페론 유도성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켜 바이러스가 증식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 연구는 향후 호흡기 점막 공생미생물의 존재 이유를 밝히는 과학적인 근거에 초석을 다지는 결과라는 평가다.
호흡기에 공생미생물을 전달하면 면역력을 향상시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표피포도상구균은 실험실 배양이 매우 쉬운 미생물로 가까운 시일 내에 인체 적용이 가능한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김현직 교수는 “소화기 뿐 아니라 호흡기에서도 공생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인체 면역시스템-공생미생물-바이러스 간의 삼중 상호작용 시스템을 이해한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공생미생물 분야 최고 권위 국제 의학학술지인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