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적정개소 미달 권역에 지방 대학병원들이 대거 지원했다.
20일 병원계에 따르면 ▲부산대병원(부산권역) ▲영남대병원(대구권역) ▲계명대동산병원(대구권역) ▲원광대병원(전북익산권역) ▲전북대병원(전북전주권역) 등은 지난 17일 마감된 권역응급의료센터 추가모집에 응모했다.
이번 공모는 2019년~2021년 권역응급의료센터 재지정 결과, 6개 응급의료권역에서 적정 수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지정되지 못한 것에 대한 보완책으로 진행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방권역 미달 현황은 ▲부산 ▲대구 ▲전북 익산 ▲전북 전주권 한개씩이다.
이 중 부산권역의 경우, 2018년 9월 부산대병원이 응급의료 기준 미달로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제외된 이후 부족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재신청에 나선 부산대병원은 제외 사유 중 하나였던 ‘병상 간격 1.5m 확보’를 위해 인접한 외상센터응급실 병상 17개 중 11개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기준을 충족시켰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모든 지정 기준을 충족하진 못한 상황이지만, 연말까지 지정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병원도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에 공모에 참가했다”며 “부산시 및 복지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지정기준을 모두 충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북전주 권역에선 전북대병원이 재지정에 도전한다. 그러나 앞서 중증외상 소아환자 사망사건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이 취소된 전북대병원에는 별도의 목표기준이 부과돼 지정까진 다소 난항이 예상된다.
전북대병원의 경우 ▲병상포화지수 ▲중증상병 해당환자 재실 기간 ▲최종치료 제공률 ▲비치료 재전원율 ▲적정시간 내 전문의 직접진료율 등 복지부가 요구한 응급의료지표를 추가적으로 충족해야 한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위한 기존 법적 요건은 모두 갖춘 상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별도로 요구한 응급의료지표의 경우 앞으로 충족해나가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전북지역은 권역응급의료센터가 공석인 상태로 도민 편의를 위해 어떻게든 기준 충족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응모한 대학병원이 지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지니는 상징성을 얻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대구권역에 지원한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의료센터 지정을 통해) 지역 내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자 국립대병원과 지방 거점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 병원도 위상을 제고하고 지역 유력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원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대구권역 응급의료센터 지정에 나선 계명대 동산병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최근 성서지역으로 이전하며 응급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옥상헬리포트를 갖추는 등 응급진료를 위한 다양한 시설을 구비했다"며 "일부 부족한 지정요건은 연말까지 보완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산병원이 성서로 오기 이전 대구 서구권과 경북지역에는 대형병원이 없어 인근 주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도 있었다"며 "이번 응급의료센터 지정을 통해 서북권 시민들의 의료편의를 더욱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도 “현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 권역응급의료센터로 가야 한다는 여론이 병원 내에서 지배적이었다”며 지원 동기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 “원광대병원의 경우 현재 법정지정기준 중 간호사 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기준충족 기간인 연말까지 상시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추가 공모 기준은 응급환자 진료구역 10병상 이상, 중증 응급환자 진료구역 8병상 이상, 병상 간격 1.5m 확보 등으로 이전보다 강화됐다.
복지부는 1차 현장평가와 2차 종합평가 등을 거쳐 올해 연말 전에 응급의료센터를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