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도 못하면서 오래 일하는 '보건의료노동자'
勞, 1만8629명 조사 2015년 현장실태 보고서 공개
2015.08.11 12:16 댓글쓰기

보건의료노동자들은 근로 환경이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가 높을 수 없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3월 26일부터 65일 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산하 의료기관의 조합원 및 비조합원 1만8629명을 대상으로 노동 환경 실태를 확인했다.

 

응답자 중 간호사가 63.4%(1만1331명)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의료기술직이 16.4%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 노동자들은 최근 3년 사이 노동조건이 악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지난해 57.5%가 동의했다면, 올해는 60.6%로 증가했다.

 

그 이유로는 ▲업무량 증가(67.9%, 2014년 65.2%) ▲승급, 승진 인사승진 가능성 희박(55.9%, 2014년 56.6%) ▲근로조건 및 처우 미흡(47.1%, 2014년 46.9%) ▲업무 자율성 미 흡(42%, 2014년 41.3%) ▲동료 및 부서간 경쟁 강화(24.6%, 2014년 24.5%)를 꼽았다.

 

이직을 고민하는 비율은 62%에 달했다(2014년 54.1%). 주된 이유는 ▲직무불만 및 높은 노동 강도(49.3%) ▲낮은 임금 수준(14%) ▲결혼출산육아, 가족연고 이전(14.7%) 등이었다.

 

노동시간은 주당 49.8시간으로 여전히 길었다. 우리나라 전체 임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41.9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주 5일제 시행에도 10년 동안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시간은 45시간 이하로 감소되지 못했고, 1일 평균 노동시간은 10.6시간에 달한다.

 

노조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시간외 근무, 병원들의 토요진료 실시(67.1%), 밤근무(평균 6.4회) 등을 원인으로 짚었다. 최근에는 의료기관평가 인증제 준비도 노동시간 증가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간호사의 1일 휴게시간는 식사시간 포함 30.2분(결식 월 5.5회)이었다. 비간호사의 1일 식사시간 및 휴게시간이 54분(결식 월 2.1회)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수준이다.

 

인력이 부족해 개별 업무량이 많고, 3교대 근무형태, 병동 근무가 대부분으로 근무지 내외에서 휴게시간을 제대로 가질 수 없는 요건이라는 설명이다.

 

 

만족도가 높을 수 없다. 응답자들은 직장생활에 다소 불만족(45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생활 중 ▲노동시간 및 강도 37.5점 ▲인사노무 39.7점 ▲임금수준 42.6점 ▲복지후생 43.1점 ▲산업안전 48.6점 순으로 불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간호사는 ‘노동시간/강도(31.5점)와 ’임금수준‘(39점)에 대한 불만족이 가장 높았다.

 

반면, ▲고용안정 62.4점 ▲직장/부서 분위기 60.6점 ▲직업 자긍심과 보람 57.4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만족했다.

 

타 직종 대비 감정노동과 소진 수준 높으면서 성범죄 대상까지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병원에서 성희롱 등 불쾌한 폭언을 경험하고 있었다. 감정노동과 소진 정도는 다른 서비스산업 전문직에 비해 매우 높았다.

 

병원 노동자 10명 중 5명(49.8%, 8,694명)은 폭언을 당했고, 폭행(7.8%, 1,270명), 성희롱(9.6%, 1,556명), 성폭력(0.4%, 62명)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가해자는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사였다. 가해자 10명 중 3명은 환자(33.4%)와 보호자(29.4%)였고, 의사(16%)와 상급자로부터의 폭언 경험(14%)도 있었다.

 

보건의료노동자의 일터에서의 안전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지만, 그에 대한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불쾌한 언행을 경험한 상태에서 직장에서 해소 프로그램이나 교육을 받은 비율은 폭언폭행 유경험자 45.9%(6,843명), 성희롱 유경험자 64.5%(9,477명) 정도였다.

 

그나마 불쾌한 언행을 경험한 이후 사업장에서 적절한 휴식을 보장받은 비율은 4.6%(677명) 정도에 불과했다.

 

불쾌한 언행의 대응 유형은 “혼자 그냥 참고 넘어가거나”(폭언폭행 86.2%, 성희롱 51%), “주위 도움을 요청”(폭언폭행 49.2%, 성희롱 43.5%)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보건의료노동자의 감정노동과 소진 정도는 다른 서비스산업 및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직의 사업장에 비해 매우 높았다.

 

‘감정노동 수행 80% 이상’ 의견이 26.8%나 되고, ‘업무 소진 80% 이상 증상’이 13.1%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현재 병원 사업장의 감정노동 문제와 업무소진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안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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