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료원, 간호사 '부족'…10명 중 4명 '이직 준비'
kjunho@yna.co.kr
2013.06.24 12:04 댓글쓰기

(홍성=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충남도청의 이전으로 홍성의료원이 내포지역 거점병원으로 거듭나는 가운데 의료원 내 간호사 부족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하는 간호사 10명 가운데 4명은 이직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근무여건도 열악한 실정이다.

 

22일 충남도와 홍성의료원에 따르면 간호사 정원이 173명이지만 현재 20여명이 부족한 150명이 근무하고 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중이거나 휴가 예정인 간호사도 있어 실제 근무 인원은 140여명에 불과하다.

 

간호사가 부족하다 보니 지난 4월부터 지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던 산후조리원을 잠정적으로 휴업했다. 산후조리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들을 인력이 부족한 일반병동으로 배치한 것이다. 일부 간호사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출산휴가 등을 신청하는 데 눈치를 보고 있다.

 

한 간호사는 "육아휴직을 하고 싶지만 쉽사리 휴직을 결정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법이 보장하는 범위에서만이라도 어린 아이와 함께 있어주고 싶은 데 그럴 수 없어 속상하다"고 푸념했다.

 

어려운 근무 현실에 의료원을 떠나는 간호사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 22명이 퇴사했고, 퇴사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2년 7개월에 불과했다. 올해만 해도 지난 4월 말까지 11명의 간호사가 의료원을 떠났다.

 

문제는 현재 남아 있는 간호사의 절반가량도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홍성의료원노조(지부장 진락희)에서 간호사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131명 가운데 95명(72.5%)이 홍성의료원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고, 69명(52.7%)은 1∼2년내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1년간 월 평균 6일 미만으로 쉰 간호사가 71명(54%)으로 조사됐고, 이런 근무환경을 반영하듯 68명(51.9%)은 쉬는 날 '잠을 자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고 응답했다.

 

진락희 지부장은 "간호인력 부족으로 진료 차질이 불가피하고, 업무량이 늘면서 남아 있는 간호사 중에서도 이직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다"며 "간호인력이 직장생활에 만족하고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고 지적했다.

 

홍성의료원 측은 "수시채용 공고를 내고 간호학과가 있는 대학에 찾아가 홍보하고 있지만 서울이나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병상을 늘리다 보니 간호사 수급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론했다.

 

병원 측은 이어 "교대근무를 하지 않는 간호사를 순차적으로 병동에 투입하거나 각 병동에 남자 보조인력을 배치하는 등 업무량 경감과 간호사 수급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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