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새벽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한 7.8 규모 강진이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의료계 전역에서도 구호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진 급파에 이어 기부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구호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모습이다.
15일 부산에 본부를 둔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과 온병원그룹은 튀르키예 현지에 긴급 의료지원단 파견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긴급 의료지원단은 오는 2월 17일부터 24일까지 지진피해가 큰 튀르키예·시리아 접경 지역인 안타키아, 메르신 주민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먼저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안타키아로 이동, 2차례 의료지원과 구호활동을 펼친다. 이어 메르신으로 이동해 어린이와 노인 등 재난에 취약한 난민들을 돌볼 계획이다.
의료지원봉사단은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안과전문의)을 필두로 ▲오무영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온종합병원 감염관리실장) ▲김석권 성형외과(온종합병원)·박무열 외과전문의(부산 정관일신기독병원) ▲주명희 온종합병원 간호팀장 등 15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또 한국교회봉사단, 글로벌 위기대응 네트워크 등과 함께 이재민에게 생존키트와 의약품, 방한용품 등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도 지난 14일 김호중 응급의학과 교수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튀르키예 아다나 지역에 긴급 파견을 결정했다.
김호중 응급의학과 교수와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파견팀은 17일까지 튀르키예 아다나 지역에 긴급 파견해 의료지원 활동을 펼친다.
앞서 순천향대부천병원 교직원은 의료진 파견을 앞두고 4일간 기부 캠페인을 통해 현지 부상자 치료를 위한 기금 533만 원과 구호 물품도 마련했다.
기부 캠페인은 17일까지 계속되며, 기금 및 물품은 현지에 파견된 의료진을 통해 2차로 지원할 예정이다. 의료진 항공료와 현지 치료비, 의료부스 구성 등은 순천향대부천병원이 부담한다.
의료지원을 총괄하는 김호중 교수는 "현재 튀르키예 의료시설에 부상자가 과도하게 유입돼 현지 의료진만으로는 대응이 역부족인 상태"라며 "지진으로 피해 입은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료진 파견과 함께 기부 캠페인도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의료원은 튀르키예와 인근 지역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의료원은 이번 모금 활동으로 모인 기금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 구호와 피해 복구를 위해 전달할 예정이다. 연세의료원 직원 뿐만 아니라 모금에 관심있는 누구나 연세의료원 후원 홈페이지와 QR코드 등을 통해 기부에 동참 가능하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심각한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국민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튀르키예 국민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데 힘을 보태고자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 역시 총 40만 달러(약 5억원)의 성금을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하며 구호 활동에 나섰다. 성금 중 30만 달러는 튀르키예 측, 나머지 10만 달러는 시리아 측에 전달될 예정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구호의약품을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현재 튀르키예는 긴급 의료와 의약품이 현저히 부족해 각국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양지병원은 인명구조 활동에 사용될 항생제, 소염진통제, 피부연고 등으로 구성한 의약품을 국제구호개발 NGO 단체인 휴먼인러브(HUMAN IN LOVE) 를 통해 튀르키예 현지에 긴급 지원했다.
김철수 이사장은 "예고없이 찾아온 한 순간 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튀르키예 재난 피해자분들이 아픔을 극복하기를 희망하며 하루빨리 피해 지역이 복구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이필수 회장은 성명서에서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대지진의 안타까운 현실을 하루빨리 극복하기를 바란다"면서 "14만 회원을 대신해 튀르키예 대지진으로 소중한 목숨을 잃은 희생자와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여러 나라들이 지원 의사를 표명한 것처럼 대한의사협회도 정부와 적극 협력해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튀르키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지진 사망자가 3만5418명, 부상자가 10만5505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 있는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본부에서 5시간에 걸친 회의를 마친 뒤 이번 지진 사망·부상자 수치를 직접 발표했다.
이로써 이번 지진은 1939년 12월 27일 동북부 에르진잔 지진 피해(3만2천968명 사망)를 뛰어넘어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최악의 자연재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