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수술은 개복수술, 복강경수술에 비해 높은 치료비용이 환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조기회복, 수술 후 만족도 등을 고려하면 비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은 로봇수술 심포지엄을 동관 6층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 로봇수술을 발전방향을 모색함과 동시에 표준 치료법으로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는 로봇수술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단일 통로 로봇 담낭절제술’, ‘고분화 갑상선암 환자의 로봇수술’, ‘대장암 환자에 대한 로봇수술이 개선방안’ 등이 논의됐다. 해외연자로는 Geisinger Wyoming Valley Medical Center 소속 클라크 게어하트 박사가 초청됐다.
클라크 박사는 ‘싱글사이트(단일공) 다빈치수술’의 특장점과 발전방향 등을 소개했다.
해당 수술은 지난해 10월 연세세브란스병원 강창무 교수팀(외과)에 의해 국내에선 최초로 시행됐으며, 현재는 산부인과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환자의 배꼽에 만든 단 하나의 작은 절개를 통해 실시하는 최소 절개 수술방법으로 ▲흉터최소화 ▲통증 및 출혈감소 ▲조기회복 ▲입원기간 단축 ▲높은 환자 만족도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클라크 박사는 “시술 부위에 대한 시야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다빈치수술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단점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해부학적 시술 정확도를 높여 담낭 손상률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새롭게 도입된 ‘Fire Fly’은 실시간으로 혈류의 흐름 확인이 가능한 새로운 이미지 기술”이라며 “이와 더불어 최근 출시된 다빈치로봇은 3D 스크린 해상도를 720dpi에서 1080dpi로 높여 미세한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ire Fly는 혈관의 위치 파악과 조직 및 장기의 혈류 상태 확인을 위해 사용된다. 환자의 자세에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중요한 부위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시술자가 최소한의 시간 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용 카메라 및 내시경을 이용해 ‘Infrared light’를 조사하면 혈액 내의 화학물질인 ICG와결합한 알부민이 빛을 반사해 눈으로 녹색형광물질을 확인 할 수 있다.
클라크 박사는 “이처럼 다빈치수술은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과학기술의 발달로 레이저 파장을 활용해 신경, 암세포 치료까지 가능한 ‘융합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폰처럼 다빈치수술 비용도 내려갈 것”
클라크 박사는 다빈치수술 비용을 삼성 스마트폰 가격 하락 현상으로 비유했다. 그는 “모든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기술이 처음 도입될 때는 비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갤럭시 시리즈도 새로운 제품이 처음 상용화되면 가격이 비싸다가 몇 달이 지나면 점차 하락세로 접어들지 않느냐”라며 “다빈치수술 역시 지금보다 보편화가 된다면 비용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다빈치로봇의 개선점으로는 ‘촉각’과 ‘섬세함’을 꼽았다. 로봇팔을 이용해 시술을 하기 때문에 촉각을 느낄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크 박사는 “시술의 정확도는 지금도 매우 뛰어난 편이지만 더욱 정밀하고, 환자의 몸 안에 최소한의 침습범위만을 낼 수 있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아직 다빈치수술을 낯설어 하는 의료진이 있다. 그러나 엄연히 과학의 한 범주이기 때문에 열린 마음가짐로 새로운 수술기법을 배우는 자세가 올바른 의학자의 도리가 아닌가 싶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