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 부정맥학회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기 위해 국내외 석학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심방세동을 치료하기 위한 최신기법인 풍선냉각도자절제술과 심혈관 질환자를 위한 각종 원격 모니터링 기술은 국내에서 매우 빠르게 발전, 해외 학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부정맥학회는 지난 4~5일 2021년 정기국제학술대회(KHRS 2021)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최기준 대한부정맥학회 이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으로 학술대회를 진행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해외 참가자들이 증가한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50여 명이 많은 해외 참석자가 등록했다. 저명한 학자도 참석해 훨씬 풍성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목이 집중됐던 의제는 풍선냉각도자절제술과 원격모니터링 기술”이라며 “이 두 분야는 우리나라 의료계가 선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데 외국 학자들의 관심도 높다”고 설명했다.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2018년 국내 도입된 최신 심방세동 치료법이다. 기존 치료법인 '전극도자절제술'은 열을 사용하는데, 한점씩 병변을 이어서 폐정맥 주변을 치료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풍선을 폐정맥에 밀착시킨 뒤 액체질소를 이용, 풍선을 급격히 냉각시키는 방식을 통해 병변 부위를 한 번에 치료한다.
최 이사장은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시술 시간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고 성공률도 높다”면서 “국내 주요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수술례가 축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번 학술대회에서 최지훈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임상강사는 전극도자절제술과 냉각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과를 추적한 결과를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최 강사에 따르면 전극도자절제술 받은 환자 210명과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200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냉각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98.5%(197명)는 폐정맥 분리에 성공했다.
1년 후 생존율은 풍선냉각도자절제술(72.7%), 전극도자절제술(80.6%)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다만 심장이 정상적인 리듬을 유지한 환자 비율은 전극도자절제술이 유의하게 높았다.
만성질환 심방세동, 원격 모니터링 연계 진료 관심 급증 추세
이어 진단 분야에선 심방세동을 원격으로 모니터링 하는 기술이 이번 학술대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만성질환인 심방세동은 일반적으로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졌다.
최기준 이사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부정맥 분야 원격 모니터링을 시범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며 “각종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펴 진단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선 홀터를 어플리케이션과 연동해 환자의 상태를 24시간 보고하는 기술, ‘스마트 워치’나 ‘전자 반지’와 같은 디지털 기기 등을 사용해 무선 모니터링을 하는 기술 등이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장은 “최근 국내 업체가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기기는 외국보다 획기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국내 의료IT 산업의 경쟁력이 상당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