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신질환 진료의 최초를 걸어온 국립서울병원이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재탄생했다. 개원 후 54년 만의 변모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오는 25일 오후 2시 국립정신건강센터(센터장 하규섭) 개원식을 개최한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1962년 개원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정신병원인 국립서울병원의 명칭을 바꾼 것으로, 그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 재개원하게 됐다.
국립서울병원은 한국전쟁 이후 정신과 환자의 진료, 조사연구, 의료진 교육 등을 관장하기 위해 1962년 360병상으로 설립, 우리나라 정신의료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실제 지난 54년 간 국내 최초 사이코드라마, 낮병동, 노인과 병동, 알코올중독자 전문병동 도입, 정신응급시설 설치 등 정신의료계의 선구자로서 국내 정신의료 역사와 함께했다.
소아청소년진료소 개원 및 병원학교 개교 등 소아청소년 정신보건에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개원은 지역사회에서의 장기 미해결 공공 갈등 조정 우수사례로 자주 인용돼 왔다.
국립서울병원은 1962년 당시 서울의 외곽지였던 중곡동에 입지했으나 시설 노후화 등으로 기피시설로 인식되면서 강도 높은 이전 요구에 직면했다.
이후 20여 년간 ‘이전’과 ‘재건축’을 놓고 진통을 겪었지만 2009년 지역주민과 복지부, 지자체 등이 참여한 갈등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센터가 개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역의 혐오시설로 인식되던 정신병원이 지역주민과 공존하는 시설로 거듭나는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정신건강센터는 진료를 체계화하고 국가 정신보건사업 지원 및 수행을 총괄하도록 기능과 역할을 강화했다.
부족한 인프라 문제 해결을 위해 MRI, CT 등 최선 의료장비도 확충했으며, 국민들의 우울, 공황장애 등 정신건강을 책임질 전담부서도 신설했다.
특히 자살‧재난 등 사회문제 해결, 진단 및 치료표준화, 코호트연구 등 과학적 정책수립 지원을 위한 정신건강연구 전담기구를 운영할 예정이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국민의 정신건강과 행복을 지키고 사랑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규섭 센터장은 “정신건강 가치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첨됨에 따라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변화와 혁신의 흐름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