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의료계 내에서 앞으로 다가올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와 관련한 컨트롤 타워 부재를 지적하고 나섰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31일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창립 40주년 기념 및 온라인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상민 이사는 "지난 3월 대구경북 지역 환자가 크게 증가했을 때 학회에서 총 6차에 걸쳐 중환자전문의 22명, 간호사 11명, 군의관/공보의 6명을 파견해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며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자원자에 의해 운영됐던 형태로, 지속적 유지를 위해서는 관계 기관의 의료진 동원을 위한 권한 행사 및 주도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와 관련해 ▲컨트롤타워 부재 ▲불충분한 중환자 이송시스템 ▲중환자 관련 병실 현황 파악 필요 등을 지적했다.
이상민 이사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환자 중증도, 의료인력, 병상, 장비에 대한 관리가 어렵고 환자 배정도 적절하지 않았다”며 “환자 이송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상황실 내 코로나19 전원지원상황실을 통해 이송을 조정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환자들은 인공호흡기와 에크모 장비 등이 필요한 상태인데 전문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중환자 이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서울 지역으로 제한돼 있고, 중환자에 대한 현황 파악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실시간 전국 가용병상 정보를 수집하고 권역별 중환자치료센터를 감독해 중환자 이송을 결정하는 중앙통제센터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역별 거점병원 중환자실을 만들어 이곳에서 권역 내 중환자 전문의료인력 구성 및 교육을 담당하고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를 담당할 수 있는 방안도 제안됐다.
이 이사는 “수도권 대유행에 대비한 의료기관 간 이송체계 구축도 중요하다”며 “정부기관과 민간단체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 긴급 사태가 발생했을 때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설립 40년 "중환자 '양질의 삶’ 추구하는 학회 지향"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31일부터 8월 1일까지 온라인 기반 국제학술대회를 진행한다. 올해는 중환자의학회 창립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곽상현 회장은 “앞으로 학회의 계획은 중환자 치료환경을 개선하고 중환자가 양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진료를 고민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공공의료 차원에서 진료시스템 개선을 고민하고 중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해 유관기관들하고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곽 회장은 “의료진의 이 같은 노력 만큼 정책 변화도 빨라졌으면 한다. 지난 40년 동안 중환자 관련 정책의 발걸음은 상대적으로 느렸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10년 동안 새로운 비전과 미션을 가지고 환자를 위한 진료환경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