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수행될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이 공개된 가운데, 달라진 기준에 맞춰 의료 질 관리에 들어가야 하는 병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요양기관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설명회를 개최했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설명회에서는 기존에 공개된 지정기준 자료 설명과 함께 실시간 채팅을 통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평가기준에 맞춰 가산 항목을 계산해야 하는 실무자들은 경증 회송률과 입원환자전담전문의, 음압격리병실 병상 확보율 등 신규 항목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설명회에 참석한 A대학병원 관계자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정말 구하기 힘들다. 과연 모든 병원이 지정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원래 있던 전문의를 입원전담전문의로 전환시켜야 할 것 같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예산이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구해지지가 않는다. 우리 병원만 해도 조건 충족을 위해서는 3명이 더 필요하다. 입원전담전문의 배점이 2점으로 등락을 결정할 만큼 비중이 커서 우려된다"며 "입원전담전문의를 못 구해 소수점 차이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 추가된 코로나19 참여 기여도에 대해 그는 "지역별 전체기관의 코로나19 중증환자수 대비 해당 기관의 중증환자수를 산정하라는데 그러면 각 병원에서 계산할 수가 없는 숫자다. 복지부에서 답을 해 줘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경증 회송률의 경우 산정 기간이 오는 6월부터 내년 5월말까지 1년이다. 아마 대부분의 병원들이 경증 회송률 환자 비율을 최소로 했을 것이다. 만점인 3%를 맞추려면 기존 환자를 내보내야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음압병상이 본래는 1인1실을 원칙으로 했지만 코로나19 대응으로 다인실도 운영 중이었다"며 "복지부 안내 시점에 따라 신규병상은 다시 1인실만 허용한다고 해서 그동안 혼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기존대로 1인1실 형태의 운영 전환을 안내한다고 하는데 평가 시점이 내년이니 감염병 위기경보가 변경될 수도 있고, 현재 운영 중인 음압병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논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비중 있는 평가다 보니 4기 지정 때도 민원이 많았다고 들었다. 이번에는 개정 내용까지 반영돼 혼란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중증도 반영이 설명회 전후로 비율이 다른데 이 경우 어느 시점을 계산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진료질병군 환자비율의 경우, 설명회 이전인 올해 5월 31일까지는 30%이상일 때 6점을 주고 설명회 이후인 6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는 34% 이상일 때 6점을 준다.
이는 기준을 듣지 못하고 수행한 병원 운영에 대한 소급적용을 해서는 안된다는 민원 때문인데, 이번에는 비율이 문제가 됐다.
예를 들어 5월 31일까지는 29%를 유지하다가 설명회 이후부터 50%이상을 충족하는 경우는 몇 점이 반영되는지 확실치 않은 것이다.
그는 "각 의료기관마다 이 같은 세부적인 질의가 많다 보니 권역 구분에 대한 안내는 듣지도 못했다. 내년에 말해준다고 하더라"며 "4기 지정 당시 평가기준 커트라인 공개도 요청했는데 안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내년에 한 차례 더 지정 기준 설명회를 예정하고 있으나, 그때까지 지표 관리를 도입해야 하는 병원들로써는 불안감이 큰 실정이다.
D대학병원 관계자는 "질의를 통해 충분한 답변을 듣지 못해 아쉽다"며 "추후 내부 회의를 통해 민원 제기 및 문의 내용을 서면으로 전달해 답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