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선고 안인득을 바라보는 신경정신의학회
'제2 안인득 막으려면 정신질환자 치료 위한 정신보건법 개정 절실' 주장
2019.11.30 05:5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진주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에게 법원이 사형을 선고한 가운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치료적 권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11월27일 안인득은 사형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조현병 환자인 안익득에게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아 비극이 발생했지만, 안인득의 책임을 경감시킬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선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하 학회)는 29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건의 핵심은 엄중한 처벌이 아니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설치”라고 지적했다.


먼저 학회는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다시 깊은 위로와 조의를 표한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정신건강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무기력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들은 중대한 범죄는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면서도 다른 시각을 견지했다. 사건의 핵심은 엄중한 처벌이 아니라 재판부가 밝힌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아 비극이 발생했다’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사법기관에서도 해당 사건이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의 한계와 관공서들의 무책임한 대응이 사건 발생에 일조를 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학회는 “하지만 결론은 적절한 조처를 위해 변화돼야 할 예방시스템 없이 안인득 개인에게 범죄 책임을 물어 사건을 종결지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미 사건을 막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지만, 실질적 예방책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학회는 ▲사건 발생 전(前) 안인득의 형은 동생을 강제입원 시키기 위해 병원, 동사무소, 검찰, 법률공단 등에 찾아가 강제입원의 필요성을 강력히 호소했으나 어느 관공서에서도 도와주지 않은 점 ▲아파트 주민들의 수차례에 걸친 경찰의 신고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학회는 “어느 한 지점에서라도 적절한 개입이 있었다면 이 사건은 막을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일어난 사실에 대해 저희 학회는 ‘도대체 국가는 무엇을 하는 것인가’라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학회는 “실질적인 예방책이 없이는 제2, 제3의 안인득은 반드시 나옵니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중대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질적인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우들을 치료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험이 있는 환자를 적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정신보건법이 제대로 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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