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간이식 분야는 서울아산병원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뇌사자 간이식을 주로 해온 미국에서 생체 간이식이 활성화 된다면 보다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60년 전 한국의 젊은 의사를 가르쳤던 미국 의사들이 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내년부터 미국 미네소타의과대학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에서 한국의 의료기술을 배우게 된 것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에 직접 와서 생체 간이식을 배우는 연수 협약식을 오늘(20일) 체결했다.
서울아산병원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협약식에는 미네소타대 브룩스 잭슨 의대 학장, 티머시 프루트 장기이식 과장, 존 레이크 간이식 실장, 제이컵 툴라 줄기세포센터장 등 병원 핵심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브룩스 잭슨 미네소타의대 학장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동시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의료원장이자 장기이식센터를 이끌고 있는 이승규 교수팀로부터 생체 간이식 등 각종 기술을 배우고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장기 개발과 조직 재생 공동 연구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기 때문이다.
생체 간이식은 산 사람의 간을 절반 기증받아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다.
사실 한국 의사를 가르쳤던 미네소타 대학병원 의료진은 6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생체 간이식을 배우겠다며 지난해 10월 서울아산병원에 연구 협력을 먼저 제안해왔다.
미네소타 대학병원은 세계 최초 췌장이식, 골수이식을 성공하는 등 미국 내 장기이식 분야를 선도하고 있지만 뇌사자 장기이식에 의존해 온 특성상 생체 장기이식에 대한 이해도는 낮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은 수 십 년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간이식은 물론 장기이식과 암, 심장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와 관련된 수많은 의료 성과를 내고 있다.
이승규 의료원장도 이번 협약과 관련, "미네소타의과대학의 줄기세포 연구 노하우와 서울아산병원의 장기이식술이 융합되면 이 분야를 크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취지로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정주영 설립자는 가난과 병고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1977년 아산재단을 설립했고 정읍, 보성, 보령, 영덕, 홍천 등 산간벽지 의료 소외지역에 먼저 종합병원을 세웠다.
1989년에는 지방병원의 모병원 역할과 우리나라 의학 발전을 이끌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