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환자 아스피린 처방 C대병원 '4억5천 배상'
법원 '아나필락시스 쇼크 뇌손상, 의료진 약물 투여 인과관계 인정'
2013.11.12 10:56 댓글쓰기

약물 및 조영제 부작용에 따른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예측할 수 없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환자를 심정지시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해 의료기관은 해당 약물 투여시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법원은 천식환자에게 민감한 약물을 투여해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따른 뇌손상을 발생시킨 병원에 4억5000여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책정했다.

 

문제가 된 유명 C대병원 의료진은 환자가 기관지 천식 및 아스피린 과민반응에 대한 과거력을 설명했음에도 아스피린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는 케토락 등을 투여해 환자에게 심정지를 일으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는 의료진 진료와 환자 뇌손상 간 연관성을 인정해 병원 패소를 선고하고 수 억에 달하는 배상액 지급을 지시했다.

 

천식 환자 중 일부는 아스피린에 민감하게 반응해 중증 기관지 경련이 발생, 호흡곤란 위험성이 높은데도 의료진이 환자에 아스피린 및 동일 부작용이 확인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처방, 투약한 것은 명백한 의료과실이라는게 판결의 골자다.

 

기관지 천식으로 수 차례 C대병원을 내원, 입원한데다 의료진에 아스피린 과민반응을 설명한 환자 문 모씨는 지난 2010년 C대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중비도 용종 절제술과 부비동 수술을 시행받았다.

 

문씨는 앞서 2007년 타 병원에서 아스피린을 투여받은 전례가 있었지만 당시 아무런 과민반응은 없었다.

 

C대병원 이비인후과 의료진은 호흡기내과 협진을 의뢰, 환자가 과거에 앓은 폐손상 질환이 현재에는 이상없는 비활동성 병변으로 보인다는 회신을 받은 뒤 천식환자 과민반응이 보고 된 의약품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케토락'을 주사했다.

 

문씨는 케토락 투여 이후 40여분 만에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 산소포화도가 90%까지 떨어져 의료진의 응급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수술 다음날 문씨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상이 재발해 심정지가 일어났고 결국 저산소증 뇌손상에 따라 인지능력 저하, 독립보행 및 일상생활 불가능 후유증이 남게됐다.

 

아스피린 과민, 천식 과거력 등을 밝혔는데도 아스피린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후유장애를 얻게 된 문씨는 병원을 상대로 10억6500여만원을 보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의료진 투약 과실로 아나실락시스 쇼크에 따른 심정지가 발생했으며 결국 환자가 뇌 장애를 얻게 됐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기관지 천식 환자 문씨에게 사용할 수 없는 아스피린 계열 약물을 주사해 심정지를 유발했다"며 "환자가 수 차례 약물 알레르기 반응을 보고한데다 민감한 약제를 투여 거부했는데도 주의의무를 어기고 약물을 투여한 것은 불법행위"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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