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섹 수술 후 처방받은 점안액 때문에 환자 부작용이 발생했다면 의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조휴옥 부장판사)는 라섹 수술 부작용이 발생한 이모씨 가족과 안과의사 박모씨가 낸 맞소송에서 "의사는 이씨에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환자측 일부 승소를 1일 판결했다.
점안액 사용에 따른 시신경 손상 및 녹내장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의사측 과실이 있다는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씨는 2011년 3월경 박씨에게 라섹 수술을 받은 뒤 각막에 경미한 혼탁 현상이 나타나 스테로이드제 점안액을 처방받고 해외유학을 떠났다.
출국 직전 의사 박씨는 처방 점안액의 안압상승 가능성을 설명하며 "현지 안과 진료를 받고 결과를 알려달라"고 지시했다.
이씨가 "현지 안과 방문이 어렵다"며 온라인으로 두 차례 부작용 증상을 호소하자 박씨는 진료를 위한 귀국을 수 차례 권유했다. 일정상 어려움을 피력하며 귀국을 거부한 이씨에게는 결국 시력 손상 및 녹내장이 발생했다.
이씨는 "진료 부작용 설명의무를 다 하지 않았다"며 박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박씨는 "책임이 없다"며 채무부존재 확인 맞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의사측 진료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부작용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위자료 지급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환자에게 발생한 부작용과 설명의무 위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고 의료사고에 준하는 의료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도 "점안액 부작용인 시신경 손상 및 녹내장 발생 가능성 설명을 미흡히해 환자에 부작용에 따른 정신적인 고통을 입혔으므로 위자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