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분절적인 서비스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돌봄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서비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유기적인 연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역사회에 적합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케어 최종 조정자는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인하의대 임종한 교수는 최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대한재택의료학회 춘계 심포지엄에서 이 같이 말했다.
임 교수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맞춤형 커뮤니티케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 일차의료 분야 연구와 정책을 다루는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회장과 한국커뮤니티케어보건의료협의회 상임대표 등을 역임했다.
커뮤니티케어란 노인, 장애인 등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시설이 아닌 살던 집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 의료 등을 제공하는 지역 주도형 사회 서비스를 말한다.
커뮤니티케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익숙한 거주지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2017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어르신 57.6%가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상은 병원·시설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 많고, 불충분한 재가 서비스로 가족에게 돌봄은 큰 부담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도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점에서 광범위한 돌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커뮤니티케어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8년 11월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19년 6월부터 2년간 16개 시군구에서 지역 자율형 통합돌봄 모형을 만들기 위해 선도사업을 추진했다.
로드맵 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대대적인 제공 기반 확충을 하고, 2026년부터는 통합돌봄을 보편적으로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게 할 전망이다.
이날 임 교수는 커뮤니티케어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을 언급했다.
우선 분절적인 서비스 연계 및 통합이다. 임 교수는 "의료, 복지, 주거, 이동, 일자리 등에 대한 지원이 촘촘해야 한다. 특히 이들 기능이 유기적이고 유연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파편적인 제도와 서비스로 인해 활성화에 어려움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임 교수는 "커뮤니티케어가 발달한 국가들은 근본적으로 통합적인 서비스체계가 발달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분절적인 서비스 구조를 가지고 있어 한계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또 서비스 개발 과정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지자체에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야만 지역 특수성을 잘 파악해 지역사회에 적합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영국의 경우 지방정부를 중심 통합적 서비스체계를 먼저 성립했고, 일본도 개호보험에서 지방정부가 보험자로 포괄 지원 제도적 환경을 우선 마련했다.
독일과 프랑스도 지방정부 책임 아래 사회서비스를 개발했고 미국에서도 주정부 책임 하에 의료와 사회서비스를 개발했다.
임 교수는 "정부는 통합돌봄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자체 통합돌봄 재원을 제공하되, 서비스 개발과 제공은 전적으로 자자체에 자율성과 책임성을 부여할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도 기반 등 인프라가 취약한 상태에서 시민들 참여와 지지는 커뮤니티케어 추진을 위한 원동력이 된다"며 "지역사회도 사회적 약자를 이웃으로 포섭하는 치료적 지역사회가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커뮤니티케어 활성화를 위해 일차의료 재편과 역량 강화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다학제 진료팀과 환자중심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 교수는 "의료와 돌봄은 분리할 수 없는 문제다. 주민 욕구에 맞춰 지역사회 서비스를 조정하고,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영역을 넘나들며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 법을 제정해 다학제 진료팀이 가능토록 각 직종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하고, 담당 인력 근로조건 개선은 물론 질(質) 관리 및 인증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