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노인의학회가 원격진료 대신 왕진수가 시범사업 활성화를 제안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비대면 의료사업 육성을 천명한 이후 청와대와 정부·여당 등에서 원격진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복약지도 등 진료시간 길어져 진찰료 가산 필요"
이와 함께 노인 환자에 대해 복약지도 등으로 진료시간이 상당히 할애되는 만큼 진찰료 가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8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노인의학회 간담회에서 김용범 회장[右]은 이 같은 의지를 피력했다.
우선 ‘원격진료보다 왕진수가 시범사업을 활성화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개진됐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왕진수가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해당 사업의 시행기간이 6개월이 넘은 만큼 문제점 등을 평가하고 사업 모델로 접목할 수 있을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왕진수가 시범사업에는 총 348개 의원이 신청서를 접수했는데, 일반의(182개)·내과(61개)·가정의학과(29개)·이비인후과(19개)·외과(12개)·정형외과(9개)·비뇨의학과(7개)·마취통증의학과(5개)·소아청소년과(5개)·안과(4개)·정신건강의학과(4개)·피부과(4개)·기타(7개) 등이 포함됐다.
김 회장은 “노인장기요양시설에서 왕진을 받는 것과 개원가에서 만성질환을 받는 것 등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다”며 “앞으로 병원을 (의사) 개인이 혼자 하는 것보다 간호사·요양보호사 등과 그룹으로 해서 원격진료보다 왕진을 활성화 하는 방향이 어떤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도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 주도의 시범사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노인을 대상으로 한 진찰료도 가산돼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노인 환자의 경우 일반 환자보다 진료시간·복약지도 등이 중요한 만큼, 소아 가산처럼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완수 노인의학회 부이사장은 “노인 환자의 경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복약지도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진료시간 자체가 많이 걸린다”며 “소아청소년과도 가산제도가 있는 만큼 노인 진료비도 가산돼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도 “의사들에게 동기부여 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며 “충분한 가산을 해줘야 노인 환자를 천천히 보려는 마음이 생길 것”이라고 말해 제도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추계 학술대회 온·오프라인 모두 준비
노인의학회는 추계 학술대회를 온·오프라인 모두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 구조상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돌리는 건 문제가 되지 않으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는 것은 규정상 어렵고, 가을에 독감·코로나19가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할 수 있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온·오프라인을 모두 준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온라인 출석 규정이 3개월 전에 승인돼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고, 오프라인을 하다가 온라인으로 바꾸는 방안은 허가가 안 돼 있다”며 “의학회에 등록된 학회가 아닌 의사회를 통해서 진행하는 일반학회 온라인 심포지엄 규정이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와 상의해 준비하겠다”며 “추계 때는 독감·감기·코로나19 등 유행을 대비해 모두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차기 노인의학회 회장은 이창훈 원장으로 결정됐다. 이 회장 임기는 오는 2023년부터 시작하는데, 학회 내에 내과·신경과 등 다양한 과가 있는 만큼 타과의 참여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학회가 내과 하나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보니 협조를 통해 운영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