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삼성전자가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점찍은 의료기기 사업이 '아픈손가락' 상황에 직면하면서 의료기기사업부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인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루머가 급속히 확산되자 급기야 내부 설명회를 열고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발표한 상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임직원을 중심으로 의료기기사업부 구조조정 루머가 확산하자 해명을 위한 설명회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삼성전자노동조합은 사측에 이와 관련한 사실을 밝히고 회신을 달라는 공문까지 발송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해명하며 사건은 일단락된 상황이다.
이번 논란은 삼성전자가 올해 체외진단 의료기기 사업 철수에 속도를 내면서 촉발됐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체외진단 의료기기 사업 철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일본 제약·의료기기 전문업체 니프로를 비롯해 국내 바이오 업체와 매각 협상을 벌여왔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철수 작업에 속도가 붙으며 논란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기존 부서 인력을 다른 사업부로 이동하는 재배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구조조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의료기기 사업을 점찍었지만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잇단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현재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는 생활가전, 스마트폰 등을 만드는 DX부문에 포함돼 있다. 이곳에서 엑스레이나 단층촬영(CT) 기기 등 진단장비를 생산하고 있으나 기대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메디슨과 사업 영역이 비슷한 데다, 의료기기 사업을 총괄하는 주체가 두 곳으로 나뉘다 보니 업무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메디슨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삼성메디슨 성과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영업이익 605억원을 내며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28% 증가한 397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2011년 삼성메디슨 지분 68.5%를 인수한 지 12년 만에 거둔 최대 성과다.
현재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장비 세계 시장점유율 5%에 그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호실적을 원동력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셈이다.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 통합 가능성도 엿보이나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 통합 이슈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소속이 바뀌는 직원 반발이 적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