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윤석열 정부 들어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가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의사-의사 간 비대면 진료가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일본 D2D(Doctor to Doctor, 의사-의사 간) 원격의료 대응 현황에 따르면, 일본도 비대면 의료가 보편적으로 보급되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비대면 형태의 서비스가 시도되고 있는 중이다.
일례로 ICT를 활용해 CT·MRI 등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영상의학과 의사가 없거나 부족한 의료기관 영상진단을 원격지에 있는 전문의가 지원하는 원격 방사선 화상진단이 운영되고 있다.
연구팀은 “원격 방사선 화상진단은 가장 많이 보급된 D2D 원격의료 모델로, 민간기업이 서비스 제공 주체로 전문의에게 위탁해 판독서비스를 제공하는 패턴도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이후에는 폐렴을 코로나로 혼동하는 등 전문의 진단이 필요한 영상에 대한 원격판독 수요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시범적으로 시행 중인 원격 소방지원과 유사한 원격 구급지원도 시행됐다. 전문의가 없는 의료기관이 뇌졸중,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등의 환자를 수용할 때 ICT를 활용해 환자 검사영상 등을 지원시설에 제공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후 감염환자 이송 요청이 급증하면서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등 긴급환자 이송에 간접적인 영향이 발생함에 따라 고정밀 카메라나 모바일 초음파 진단장치를 탑재한 구급차나 닥터카 이송 중 원격으로 전문의가 진단을 지원한다.
여러 ICU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중심병원에 설치한 ‘컨트롤 센터’에서 집중치료 전문의 등이 환자를 모니터링 하면서 원격으로 현장 의료진 진찰을 지원하는 원격 집중치료실도 존재한다.
사례는 적지만 수술부위 영상, 환자 바이탈 데이터, 검사영상, 수술실 내부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원격지에 있는 다른 의사의 지도를 받아 수술하는 원격 수술지도 방식도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확산된 후에도 실증실험은 이어지고 있으며, 5G 회선으로 고베(神戸)대학에서 원격조작에 필요한 고정밀 수술영상(3D)과 로봇 제어신호를 실시간으로 전송해 수술지원 로봇 ‘hinotori’로 모의수술이 실시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일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역 의료연계 체제 구축과 산간벽지 의료 종사자 확보·정착 지원을 목적으로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다양한 형태의 비대면 진료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의료계와 산업계 등 이해관계자 간 소통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일본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비대면, 비접촉 의료행위가 가능한 원격의료 유효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최근 의사 근무 방식 개혁이 진행돼 적극적인 ICT 활용과 관련해서도 원격의료 도입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