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로봇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면서 의료용 로봇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구 고령화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헬스케어 로봇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최근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멕스(X-ble MEX)'를 공개하고 의료용 로봇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엑스블 멕스는 보행이 어려운 이동 약자의 하지 근육 재건과 관절 운동을 돕는 의료용 웨어러블로봇이다. 지난 1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등급 의료기기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로봇은 하반신에 착용하는 본체와 무선 목발로 구성됐다.
본체는 발부터 허리 부근까지 착용하며 비상 정지 버튼, 본체 컨트롤러, 배터리 등으로 구성됐다. 무선 목발은 보행 훈련 시 상체를 지지하고 보행을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러 탑재가 특징이다.
본체와 무선 목발에는 모두 디스플레이가 있다. 본체의 경우 걸음 수 등 훈련 정보, 설정 등을 표시한다. 무선 목발의 경우 보행, 계단 오르기 등 훈련 동작 정보를 표시한다.
엑스블 멕스는 현대차 착용로봇 통합 브랜드가 선보인 첫번째 의료용 로봇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엑스블(X-ble)'이라는 브랜드 상표를 등록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라인업을 갖춰가고 있다. 특히 의료, 산업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관련 연구도 본격화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19일 서울아산병원에 엑스블 멕스를 기증하고 약 2년간 하반신 마비 환자 재활치료 및 관련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이보다 앞선 5일에는 국립재활원과도 업무협약을 체결, 엑스블 멕스 관련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삼성전자도 의료용 로봇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봇핏(Bot Fit)'이라는 로봇 상표권을 출원하고 보행로봇 구동에 관한 내용을 담은 '보행 보조 방법 및 이를 수행하는 장치들'이란 특허를 냈다.
지정상품군은 '보행 보조용 로봇'과 '의료용 근육운동용 기기' 등으로 등록됐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내 봇핏 정식 출시를 계획 중이다.
봇핏은 삼성전자가 2019년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CES)에서 선보인 웨어러블 로봇 '젬스'와 연관이 깊다. 삼성은 당시 고관절용 '젬스힙', 무릎용 '젬스니', 발목용 '젬스앵클' 세 가지를 선보였다.
LG전자도 꾸준히 로봇 관련 회사에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의료용 로봇 출시 가능성이 엿보인다.
실제 LG전자는 2017년 웨어러블 로봇 기업인 엔젤로보틱스에 3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엔젤로보틱스는 로봇공학과 인체공학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보행재활 환자를 위한 의료기기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2018년에는 국내 로봇 제조기업 로보스타를 인수하면서 로봇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로보스타는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이지만, 자체 개발한 수직다관절 로봇은 의료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