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비흡연자이더라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이현우 교수팀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583만1039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토대로 미세먼지 노출과 폐암 발병 사이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전체 대상자 중 0.6%에 해당하는 3만6225명이 7년의 관찰 기간 이내에 폐암을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여성의 폐암 발병자 대다수(94.4%)가 비흡연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폐암 발병률은 남녀 모두 현재 흡연자, 과거 흡연자, 비흡연자 순으로 높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10µg/m3 증가할 때 현재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1.4배 더 높은 폐암 발병률을 보였고,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1.2배 더 높은 폐암 발병률을 보였다.
특히 흡연 여부 등 혼란변수를 조정한 다변량 분석 결과에서는 미세먼지 농도와 폐암 발병 간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남성의 경우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대상자에서 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의한 폐암 발병 위험도(Hazard Ratio, HR)가 유의하게 상승했다.
특히 여성은 현재 흡연자가 아닌 비흡연자와 과거 흡연자에게서만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돼 장기간의 미세먼지 노출이 폐암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현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만 여겨지던 미세먼지와 폐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입증해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흡연자라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시지역 거주자는 주기적 검사를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의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