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진행성 암환자 중 6.4%만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행성 암은 수술로 암 조직을 제거하기 어렵거나 주변의 다른 장기나 조직으로 전이돼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수술이 어려워 항암치료만을 받으며 생활하는데 암 투병 과정에서 보행능력을 비롯한 여러 신체 기능이 저하되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 피로, 통증, 손발 저림, 근력 악화, 우울감 등 다양한 증상을 관리하고 신체 기능을 유지함으로써 삶의 질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실제 재활치료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진행성 암환자 중 88%가 재활치료가 필요하며, 이 중 21%가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 2010년부터 암환자에 대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고 의료수가를 신설하는 등 보건의료 계획을 수립 및 추진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진행성 암환자들의 재활치료 이용률은 6% 수준에 불과하고, 체계 구축 및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교수팀은 진행성 암 신규환자 96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6.4%인 6만 명만이 재활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주목할 만한 사항은 뇌종양이나 골육종의 경우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해 약 28%의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았다는 점이다.
두 질환은 다른 암종과 달리 재활치료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 기준이 마련돼 있어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진행성 암환자의 재활치료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가 기준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환자 기능저하를 중심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도 낮은 이용률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진행성 암의 경우 다양한 기능저하가 일어나기 때문에 환자별 증상에 따라 접근을 달리해야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질환명 중심’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어 진행성 암환자의 광범위한 기능저하에 대해 적절한 재활치료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양은주 교수는 “진행성 암환자 생존율과 암 치료 후 생존기간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재활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성 암환자들을 위한 재활치료가 더욱 발전하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의학저널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