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주춤했던 당뇨병 관련 임상시험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간 당뇨 관련 국내 임상은 17건으로 평년 대비 적었지만, 국내제약사를 중심으로 임상 결과를 공개하거나 임상신청 계획을 밝히는 등 당뇨 신약 시장이 준비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내 임상시험 정보에 따르면 올해 7월 22일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식약처가 승인한 당뇨 관련 임상시험은 총 63건이다.
이중 국내 개발된 의약품은 총 42건, 해외개발은 21건으로 나타났다. 당뇨 관련 임상은 국내 개발이 해외 개발보다 2배 많았다.
단계별로 보면 식약처가 승인 완료했지만, 임상 대상자 모집을 개시하지 않은 ‘승인 완료’ 단계는 총 25건, 임상 대상자를 모집 중인 ‘모집 중’은 13건이었다. 임상 대상자를 모집해서 시험이 진행 중인 ‘모집 완료’는 5건이고, 임상을 마친 ‘종료’는 총 20건으로 나타났다.
임상 단계별로 보면 임상1상에 진입한 사안은 한 건에 불과했다.
임상1상은 본격적인 임상시험 첫 단계로 신약 시장진입 가능성 유무를 가늠할 수 있다. 임상1상이 최근 3년간 1건이었다는 점은 최근 3년간 당뇨 관련 신약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장 많은 단계는 임상 3상이었다. 3상을 승인받은 건수는 총 29건이었다. 임상 2상은 7건으로 나타났다.
4상도 최근 3년간 2건 있었다. 임상4상은 신약 출시 후 장기간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최근 3년간 시장진입 후 4상을 진행한 신약 또는 신규 투여법이 2종류 있다는 뜻이다. 진행된 4상 2건에는 JW중외제약 ‘가드렛정’ 관련 임상과 셀트리온제약이 의뢰한 ‘네시나엑트정’ 관련 임상이 있다.
네시나액트정은 현재 용량에 따라 셀트리온제약과 다케다제약이 허가권을 나눠 가졌는데, 해당 임상에서는 다케다제약 허가분의 용량이 쓰였다.
이외에도 연구자 임상단계에 진입한 의약품도 22건 있었다. 연구자 임상이란 임상시험자가 외부 의뢰 없이 안전성·유효성이 미검증된 의약품이나 허가·시판 중이나 새로운 효능이나 용법, 용량 등에 대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임상시험을 뜻한다.
최근 1년 임상시험의 경우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총 17건으로 3년 연평균 21건보다 다소 적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외부인 출입이 금지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임상 대상자를 모집하기가 어려워진 까닭에 임상 진행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를 중심으로 당뇨 관련 임상시험이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제 학술대회를 중심으로 연구결과를 활발하게 발표하면서, 임상 진입과 사업 확대를 예고한 까닭이다.
일동제약은 금년 6월 25일~29일 열린 2021 미국당뇨학회(ADA)에서 제2형 당뇨치료제 후보물질인 ‘IDG16177’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IDG16177은 췌장 베타세포의 GPR(G단백질수용체)40 작용제(agonist)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의 후보물질이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IDG16177은 비임상시험 결과 체외실험에서 간(肝) 독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된 바 있는 기존 유사계열 물질 파시글리팜보다 100배 낮은 농도에서도 인슐린 분비를 유도했다. 또 동물시험에서도 파시글리팜 대비 30배 낮은 용량에서도 혈당 조절 능력을 보였다.
IDG16177은 지난 6월 28일 독일에서 임상1상 승인을 확보한 상황이다. 내년까지 독일 내 1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내 임상계획은 미정인 상황이다.
동아에스티도 2021 ADA에서 자사 제2형 당뇨치료제 후보물질 ‘DA-1241’에 대한 미국내 임상1b상 결과를 공개했다.
DA-1241은 GPR119 작용제 기전의 신약이다.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미국1b상 결과 혈당 변동성 지표에서 위약 대비 우수한 임상적 유의성을 보였고, 기존 치료제인 시타글립틴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혈당개선 효과를 보였다.
동아에스티는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미국 임상2상 신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내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기업도 있다. 한미약품의 경우 에페글레나타이트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에페글레나타이트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기전을 가진 제2형 당뇨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에페글레나타이트 임상3상은 28개국 344개 지역에서 제2형 당뇨환자 또는 심혈관 질환 환자 407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트는 제2형 당뇨 환자의 심혈관 및 신장질환 발생 위험도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저위험 및 고위험 제2형 당뇨 환자 모두에게 혈당, 혈압, 체중을 낮추고 심혈관 및 신장질환 발생률을 줄이는 등의 효과를 보였다.
에페글레나타이트의 임상3상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와 에페글레나타이트 관련 총 39억 유로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국내 제약사 중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하지만 사노피는 이후 5년만인 지난해 5월 한미약품에 기술반환을 요구했고, 같은 해 9월 최종 권리 반환됐다. 임상중단 위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임상시험 결과 발표로 한미약품은 신약 출시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대사질환 분야 치료제는 장기 추적 관찰에서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 가능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심혈관계 안전성은 신약의 글로벌 경쟁력 배가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번 임상으로 이를 입증하면서 새로운 혁신 창출 및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