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전남도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의대 유치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지자체와 지역의사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의대 정원 4000명을 늘리는 방안을 확정발표하면서 의대가 없는 지역에는 의대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이 같은 당정 방침에 따라 의대가 없는 전남도는 지난 23일 민주당 전남도당과 협의회를 갖고 공공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정원 확충 및 공공의대설립추진방안’을 통해 전남에 의대신설을 사실상 확정했다.
전남도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어 목포시, 순천시 등이 오랜 기간 의대를 유치하기 위해 힘써왔음에도 성과가 없었지만 의대 설립이 확정되면서 지자체와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허석 순천 시장은 "정부와 민주당의 의대정원 확대 방침을 환영한다"며 “전남 동부권은 의과대학 신설의 최적지인 만큼 순천대학교에 의과대학과 부설 병원이 건립될 수 있도록 순천시는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지역의사회 "정치 논리 따른 졸속한 결정, 강력한 투쟁 불사"
반면, 전남지역 의대 유치가 확정되자 전라남도지역의사회는 이를 두고 ‘정치 논리에 따른 졸속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전남도의사회는 “정부가 국내 의사 수가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평균(3.4명)보다 부족하다고 주장하지만 의사 수 증가 속도는 결코 느리지 않아 오히려 10년 후에는 과잉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라남도는 1992년 228만 3000명이었던 인구가 2019년에는 186만 8000명으로 연평균 0.67%씩 감소하고 있다”며 “이에 비해 전남지역의 의사수는 2003년 1860명에서 2019년 3128명으로 16년 동안 무려 68.1%(연평균 2.9% 증가)나 증가했다”라고 덧붙였다.
전남도의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전남지역에 의과대학이 없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교육 인프라에 대한 계획 없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의대 신설을 주장하는 정부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여당이 전남의대 신설을 포함해 의사 증원을 강행해 나간다면,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전남도의사회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이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근거도 없고 합리성도 없는 정책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이는 국민과 의료계의 강력한 저항 및 민심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며 "전남지역 의대 신설을 결사반대하며 신설 논의가 철회될 때까지 의사회는 지역 내 의과대학생, 전공의 등 각 직역과 연대해 끝까지 투쟁에 나설 것이다”라고 밝혔다.